[열린 상담실]'수아힐리 수아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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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상담실]'수아힐리 수아힐리'
  • 관리자
  • 승인 2007.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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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상담실

'수아힐리' , '수아힐리'란 말은 터어키 말로서 우리나라의 '천천히', '천천히'란 말에 해당이 된다. 필자의 백부께서는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80평생을 오직 인술을 베푸시면서 틈만 나면 열심히 참선을 하셔서 말년에는 상당한 경지에까지 이르신 분이셨다.

백부님은 새해가 되면 가족들에게 한 해 동안에 도움이 될 만한 격언을 한 가지씩 적어주시고는 하였는데, 어느 해인가 이 '수아힐리'란 단어를 적어 놓았기에 그 뜻을 여쭈어 보았더니 매사에 서둘지 말고 '천천히 천천히'하라는 뜻이라고 하여 매우 인상에 남았던 기억이 새롭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이후에 과연 다음 차례는 어느 곳이 될 것인지를 사람들이 걱정하면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본다. 연달아 일어나는 큰 사고들을 겪으면서 이제 우리는 자기자신 뿐 아니라 사회전반에 걸친 모든 것들을 불신하게 되었다. 믿을 수가 없다는 것, 이것은 사실 아주 심각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사람에게 있어서 노이로제나 정신병이 원인이 되는 것은 이 신뢰와 믿음의 상실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신과 환자를 진료할 때에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도 바로 치료자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믿음이 크면 클수록 회복될 가능성도 큰 경우가 많았다. 설령 환자는 증상 때문에 의사를 불신하더라도 그 가족이나 부모라도 환자를 위해서 끝까지 노력할 각오가 되어 있다면 사정은 달라졌다.

그런데 많은 정신과 환자의 부모들이 말로서는 무엇이라도 다 할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자신들이 꼭 하여야 할 일이 생기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회피하는 언행의 불일치를 자주 보인다.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 이런 식의 대접을 받고 자라게 되면 결국은 부모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도 불신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항상 속지 않기 위해서 긴장을 하고, 불안해 하다가 급기야는 노이로제나 정신병으로까지 발전한다. 노이로제나 정신병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지만 그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은 이와 같이 불신이라는 공통적인 요소를 가지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일어난 사고들의 원인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개인에게 있어서의 노이로제의 원인과 일치하는 점이 많아서 놀라게 된다. 그런 점에서 삼풍백화점 사고도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을 필요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개인의 생각과 행동의 문제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이로제 증상들의 특성을 한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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