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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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관리자
  • 승인 2007.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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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믿음 나의 다짐

거의 10년 전, 내가 마흔한 살 적이다.

나는 왜 오늘을 살고 있는 것일까? 라는 의문에 부딪쳤었다. 남편과 아이들을 직장으로, 학교로 보낸 후 혼자남은 텅빈 공간 속에서 나를 돌아보면 허무했다. 산다는 것에 대한 회의가 내 몸을 여위게 했다. 끝없는 일상의 연속선이 불협화음으로 내게 다가섰을 때…, 빵만으로 살 수 없는 마음의 실체를 알 수 없어 한동안 방황했다. 낮에는 우울증세로, 밤에는불면증으로 시달렸다. 무언가가 잡힐 것 같으면서 보이지 않는 그것 때문에 정신병원까지 드나들고 약이나 술에 기대어 잠을 청하는 고통의 날들이 있었다.

그날도 은행 문을 나오는 데 맞은편에 있는 옛날 극장자리에 '불교 정신 문화원'이라는 간판이 눈에 띄었다. 불교라는 것에 이끌려 그곳에 들렀다가 우연찮게 토요 법문을 듣게 되었다. 스님께서 하시는 '마음'이라는 설법이 가슴에 와 닿으면서 자신을 향한 뉘우침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우주 만물이 마음 하나로 움직이는 것'이라는 대목에서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 맞는 말씀이다. 내 마음 하나를 어찌하지 못해 꼬이고 얽혔던 그런 어리석은 생활을 영위했던 자신의 깊은 속을 조금은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후로 토요일마다 '불교정신문화원'쪽으로 발길을 옮기며 법문을 빠짐없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일상 생활에 충실했다. 마음 하나 바로 고쳐먹으니 약이나 술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잠은 스스로 잘 왔다. 이때 불교 공부를 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시작해야겠다는 마음가짐만으로도 신앙생활은 절반 즘은 실천한 것 같았다.

볼일 관계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길을 지나치다 담벼락에 붙여진 활자에 눈이 갔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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