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아함경 속에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나’와 같은 인간을 분석해서 밝힌 내용, 둘째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아, 물론 아함경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경전들은 대체로 이 두 가지 내용이 주류입니다. 하지만 특히 가장 중요한 경전인 아함경에 관한 한 이 두 가지는 두드러집니다.
첫째, 인간을 분석해서 밝힌 내용이란 것이 무엇인가 하면, 반야심경 같은 경에서 그렇게 자주 등장하는 ‘색수상행식’이니 ‘안이비설신의’니 하는 교리들을 말합니다. 이런 교리들은 지금 이 내 몸과 마음을 설명하는 단어들입니다.
우리는 보통 ‘나’라고 말하고, ‘나는 00하다’라거나 ‘나는 00가 좋다’, ‘내 취향이다, 아니다’라고들 말합니다만 정작 그런 말마다 다 들어가는 그 ‘나’라는 것이 대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그 ‘나’를 조금 편하게 해주는 일이 벌어지면 “아, 행복해! 세상은 살 만한 거야!”라고 외치고, 그 ‘나’가 조금이라도 불편해지면 “아, 나는 왜 이렇게 불행한거야?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라며 비통해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먼저 떠올리고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나’를 차분하게 관찰해서 알아간 사람은 ‘나’에게 벌어지는 일들에 당황하거나 흥분하거나 헛되게 바람을 품지 않습니다. 게다가 ‘나’를 잘 관찰하고 알아낸 그 지혜로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바라보게 되니 그 어떤 사람들과도 담담하고 현명하게 상대할 수 있습니다. 감정에 치우치거나 하지 않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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