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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승인 2007.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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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해 살려는가.

중국 고대사에서 가장 빛나는 대목은 한제국 시대였다. 한고조 유방은 평범한 신분으로 진나라의 학정에 분연히 항거하여 새로운 천하통일을 이룩하였다.

그는 천성이 사람을 아끼고 베풀기를 잘하며 대범한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자질구레한 것은 곁눈질도 안 했다고 한다. 하지만 천하의 영웅 호걸도 실수와 착오가 있게 마련이다. 그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난세의 싸움에서 승리를 차지하고 진나라 왕의 항복을 얻어냈다. 진왕의 굴복은 치욕적이었다. 자신의 목에 끈을 매어 옥새와 병부를 받들고 허리를 굽혔다. 천하제패의 대업을 앞두고 유방은 깜박 한눈을 팔았다. 진나라의 화려한 궁실에 쌓인 귀중한 보화와 여자들이 많은 것을 보고 그만 주저앉았다.

번쾌라는 부하가 간곡한 말로 이를 말렸다. "패공(유방)은 장차 천하를 가지겠습니까. 그렇잖으면 부자가 되겠습니까. 진나라를 망치게 한 것이 사치와 호화입니다. 이를 알고 어찌 그것들을 탐내십니까." 단호한 간언이 귀에 거슬렸음인가. 좀체 고집을 꺾지 않았다. 보다 못해서 현명하기로 이름난 장량이란 사람이 나섰다. "진이 포악무도하였기에 패공이 여기까지 이를 수 있었습니다. 무릇 천하를 위해서 남은 적을 없애려면 순박함을 바탕으로 삼는 게 마땅한 일입니다. 이제 막 진나라에 들어왔는데 바로 즐거움을 누리려고 하니 어찌된 일인가요. 충언은 비록 귀에 거슬리나 행동하는 데 이롭고 좋은 약은 입에는 쓰지만 병치료에 이로운 것입니다.” 거듭된 간언에 마음을 열고 대업을 달성한 것이다.『자치통감』에서 이 극적인 장면과 간언에 역사의 무거운 교훈이 담겨 있다. 국가의 대의와 개인의 부귀 안락을 딱 부러지게 구분한다. 두 개를 한꺼번에 장악 할 수는 없다. 어느 하나를 선택하라는 결단의 요구가 비장하기만하다. 다음에 주목할 것은 썩고 무력한 과거와의 단절과 차단이다. 호사와 방종이 구질서를 어지럽히고 병들게 하여 끝내 몰락을 자초했다면 새로운 이상과 가치는 당연히 검소에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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