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단 상담에 갔을 때의 일이다. 그 집단의 지도자는 여의봉 같은 무기(?)를 하나 갖고 있었다. 바로 ‘~척한다’는 말이었다. 이 말만 들이대면 집단 구성원 모두가 옴짝달싹 못하고 걸려들었다. 앞에다 아무런 수식어도 붙이지 않고 그냥 ‘~척한다’고 하는데,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으로 그 말을 들은 사람은 하나같이 움찔하면서 자기 안의 무엇인가를 끌어내어 그 앞에다 붙였다.
“제가 얌전한 척하는 것은 아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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