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은 무엇이나 존재 내용과 존재 형식을 지니고 있다. 존재 자체는 가치론적으로 무기(無記)이지만, 사람의 욕구와 연관될 때에는 가치론적으로 인지되면서 그 존재의 내용이나 형식이 보다 선(善)이기를 기대하게 된다.
예컨대, 여기에 사과가 담긴 상자 하나가 선물로 들어왔다면, 이 선물은 사과라는 내용물과 나무 상자라는 형식물로 되어 있다. 선물을 받는 자의 마음에 사과나 사과를 싼 상자에 아무 의미를 두고 있지 않는다면 몰라도, 대체로 내용물인 사과가 보다 양질(良質)의 것일 때나 그 형식물인 포장 상자가 미학적으로 보다 아름답고 보다 정성스럽게 손질되어 있을 때, 더 기뻐하고 더 고마워한다.
그리고 내용은 똑같이 베풀고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것인데, “그래, 베푼다는 것은 좋은 일이겠지.”라는 말은 받아들임에 순조롭겠지만, “자네는 인색한 것이 탈이야, 제발 베풀고 살도록 하게.”라는 말은 받아들임에 순조롭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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