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진리를 먹고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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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진리를 먹고 큰다
  • 관리자
  • 승인 2007.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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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법단

불법의 씨는 마침내 싹을 티운다

  지난 번 나를 찾아온 한 분이 당신이 공부한 것을 이야기 해온 일이 있었습니다. " 서강의 물을 한숨에 다 마시고 오라 " 는데 대해서 그게 어떤 법문인가 생각해 오다가 몽중에 어떤 분이 와서 가르쳐 주셨는데 그것이 옳은가 물어 왔습니다. 

불법이란 것이 한 번 씨를 마음에 내리면 결코 썩지 않고 있다가 반드시 싹을 티웁니다. 들을 때에는 별 감동없이 들었다가도 언젠가 기연이 숙(熟)하면 그것이 고개를 들고 일어나서 허망한 온갖 것을 불태우고 한 물건도 없는 청정계로 자기를 끌고 가는 구실을 하는 때도 있습니다. 어떤 때는 지금 말씀드린 분처럼 의심해 가다가 몽중에 누가와서 그 문제를 가르쳐 주었다고 하는 것과 같이 옛 스님네들을 보면 몇 년전에 법문을 들었던 것이 몽중에 별안간에 의심이 나서 꿈에서 의심하다가 깨어나서도 계속해서 의심을 해 마침내 도를 깨치셨다는 분도 계십니다. 

이런 이야기는 불법은 한 번 들어 놓으면 이 것이 틀림없이 썩지 아니하고 싹이 튼다는 좋은 예입니다. 금생에 싹이 틀 때도 있고  후생에 싹이 틀 때도 있습니다 . 금방 의심이 나서 허망의 구렁에서 벗어나 진실 경계로 몰고 가는 경우도 있고 다른 기회에 싹이 터서 자기의 앞길을 밝히게 되는 경우도 있고 다른 기회에 싹이 터서 자기 앞길을 밝히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불법인연을 만난다고 하는 것은 한 번 귀에 스치고 지나가기만 하더라도 그것은 마침내 생사에서 해탈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인연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우리 불법 도량에 오셔서 몇 년이고 같이 수행하시는 분도 계시고 한 번 오셨다가 그냥 지나가시는 분도 계시고 나오다 말다가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만, 그 모두는 어떤 분이든 불법인연을 맺으심으로 해서 그것이 썩지 않는 금강석과 같이 있다가 마침내는 자기의 진실을 드러내고 허망을 다 쓸어버리는 구실을 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불법 만나는 인연을 퍽 소중하게 생각하여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부처님의 법을 다른 많은 분들에게 전해 부처님 법과 인연을 맺어주는 것이 참 값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서 어려움이 있고 또 성과가 없는 듯이 보이더라도 성의를 다하자는 말씀을 드립니다.

만법과 짝하지 않은자

  " 서강의 물을 한숨에 다 마시고 오라 " 는 법문의 내용은 이런 것입니다. 당나라 때 마조(馬祖)선사가 계셨습니다. 이 분은 선종이 가장 꿋꿋하게 맥을 세우고 화려하게 꽃 피게 한 시기에 가장 높은 봉우리에 해당하는 한 분이셨습니다. 달마조사로 부터 5조 스님까지는 미미하다가 6조 혜능조사로 부터 선맥의 봉우리가 솟아 오르기 시작하여 회양, 마조, 백장, 황벽 이렇게 흘러서 오늘날 까지 선종의 맥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 마조스님 제자가 방거사라는거사가 계십니다. 그 방거사가 마조스님에게 묻습니다, " 만법과 더불어 짝하지 않는 자가 무엇입니까 ? " 만법이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현상을 말하는 것이지요. 봄이 오면 꽃이 피고 잎이 나고  여름이면 무성하고 가을이면 익어가고 겨울이면 낙엽지고 흰눈이 나리고 이렇게 바뀌고 돌아가는 것. 사람도 낳아서 성장하고 한동안 머물다 늙어 죽어 갑니다. 자연도 인간의 마음도 몸도 다 변해 갑니다. 그런 것이 만법입니다. 만법과 짝하지 않는다 할 때 만법은 다 허물어져 갑니다 .이 몸도 늙어 가고 나의 부귀, 영화, 권세, 건강도 시간이 흘러가면서 사그라져 가고 그 흐리는 시간은 누구도 막지 못합니다. 

자연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이고 들이고 바다고 천지고 어떤 것 하나 변치 않는 것이 없습니다.  이 만법은 이러한데 이러한 만법과 짝하지 아니하는 자, 만법은 변해도 변하지 않는자, 만법은 한이 있는 데 한이 없는 자, 이것이 어떤 것이냐 ? 이런 말입니다. 최상의 법을 묻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에 대한 마조스님의 대답이 " 서강의 물을 한숨에 다 마시고 오너라 그러면 일러주마 " 이런 대답이었습니다. 이 말 끝에 방거사는 단번에 알아 버렸습니다. 불자라면 한 번 생각을 해볼만 합니다. " 만법과 짝하지 않는 자가 무엇인가 ? " 하고 물었을 때 " 서강의 물을 한숨에 다 마시고 오라 " 이렇게 대답 했는데  ' 이것이 무슨 뜻인가 ?' 하고 한 생각 의심을 일으키기만 해도 이것으로 생사가 없는 시기를 만나는 것입니다. 

금방 만나든지 꿈꾸다 만나든지 십년 후에 만나든지 내생에 만나든지 몇생에 만나든지 이것이 필경 허물어지지 아니하고 나를 불멸의 땅으로 인도 합니다. 불법의 묘한 것이 그런데 있는 것입니다. 허망한 말이 아닙니다.

조사들이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 내 말이 거짓말이면 내가 지옥에 가리라. " 만법과 더불어 짝하지 않는자, 참된 진리,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고 아무것도 없을 때 그 때에도 변치 않고 있는자, 능히 하늘도 되고 땅도 되고 천상도 만들고 지옥도 만들고 인간도 되고 영화도 누리고 권세도 누리고 온갖 것이 되고도 일찍이 거기에 떨어지지 않은자. 불멸자, 대해탈자, 이것이 참 자기 면목입니다. 서강의 물을 단숨에 다 마시고 오랬다 그말입니다. 이것을 우리 마음에 간직해 둡시다. 이것이 우리를 불멸의 땅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이 모든 법 공한 상

[반야심경]의 ' 법 '에 대하여 말씀드릴 차례입니다. 반야심경에  "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 즉 " 이 모든 법 공한 상은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고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고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는다. 이것이 모든 법의 공한 상이다 " 했는데 이 모든 법이 무엇이냐 ? 법에는 세가지가 있습니다. 

법이라고 하면 지금 우리를 둘러 싸고  있는 모든 현상들이 모두 ' 법 '입니다.  나고 늙고 병들고 설장하고 활동하고 이유야 있든 없든 마침내 푹 꺼지고 마는 이 몸뚱이 이것도 법입니다. 자연현상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고 생각해지고 손으로 만져지고 하는 이 모든 현상이 법입니다. 마음에 느껴지는 것 생각 이것도 법이고 (심법), 밖에 있는 보이는 것은 색법입니다. 색법은 형상이 있는 것이고 심법은 형상이 없는 것입니다. 색법이든 심법이든 다 법이며, 나는 이것을 설명 편의상 제3법이라고 합니다.

또 한 가지는 착한 법. 나쁜법. 국가의법. 부처님 법 들의 하나의 가치 판단에 기준이 되는 법 이것도 법입니다. 해탈 법도 법이요 반야의 법도 법입니다. 효도하는법, 성공하는 법도 법입니다. 이것은 색법과 심법과도 다른 법이지요, 이렇게 가치판단에 기준이 되는 법을 제2의 법이라 합니다. 문자로 나타내고 생각으로 담을 수 있는 법은 제2의 법입니다. 

' 만법과 짝하지 않는 자 ' 이것을 제 1의 법이라고 할 것입니다. 만법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자. 천지가 다 허물어져도 허물어지지 않는 자, 진리, 이 세상이 생기기 이전에 원래부터 있는 것, 이 세상과 이 몸이 있건 없건 관계없이 원래부터 있는 영겁불멸의 법, 말과 생각으로 담을 수 없는 마음 이전의 법 이것이 제 1의 법입니다. 

그런데 [반야심경]에서 ' 이 모든 법이 공한 상 ' 이라고 할 때 이 법은 어떤 법인가 ? ' 이 모든 법 ' 이라고 했을 때는 제 3의 법이고, " 모든 법이 공했다 "하는 것은 형상이 있는 듯 하지만 변하는 것이고, 이 몸뚱이는 있는 듯 하지만 실로는 없는 것이다 라고 판단해서 그런 것이다 하고 아는것 이것은 제2의 법입니다. 그리고  ' 모든 법이 공한 상 ' 즉, 모든 법이 공해버린 그 자체는 제 1의 법입니다. 그러니깐 반야심경에서 " 이 모든 법 공한 상은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고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고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는다 " 하는 이것은 제 1의 법을 설명한 것입니다. 

다시 상술하면 물질이다 몸뚱이다 하는 것, 물질의 공급을 통해서 유지할 수 있는 이몸, 돈이 있으면 살고 밥먹으면 살고 기후 조건이 맞으면 살고 그렇지 못하면 죽는  이 몸뚱이는 제 3의 법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하면 이 몸뚱이는 지.수.화.풍 사대가 모인 것입니다. 집도 마찬가지로 나무와 시멘트와 벽돌과 못과 유리 이런 것들이 모아져서 이룩된 것입니다. 그런 다 뜯어 버리면 집이 어디 있는가 ? 집 자체는 없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판단해서 모든 법이 공했다 하고 아는 것은 제 2의 법이고, 그리고 모든 법에 공한 상, 그 공해버린 실상 그 자체는 제 1법입니다. 

불자는 바라밀에 눈을 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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