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위한 예술을 거부하고 자유로움을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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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위한 예술을 거부하고 자유로움을 입다
  • 불광출판사
  • 승인 2015.02.2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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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럭서스Fluxus 운동과 선禪

현대미술의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는 데 큰 공헌을 한 예술운동이 플럭서스Fluxus이다. 플럭서스는 ‘변화하다’, ‘흐르다’라는 의미의 어원을 가진 라틴어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모든 분야에서 변화가 급속도로 일어나는데 그 중심에 플럭서스가 있었다. 정치, 예술, 음악, 문학,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플럭서스의 기치 아래 모여 새로운 가치를 찾아가고자 노력하였으며 많은 변화를 이끌어 냈다. 

예술의 본질적인 가치를 찾던 그들에게 선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관점을 가져다준 촉매제였다. 당시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관심과 함께 진정한 아름다움이 정신에서 나온다는 사상을 예술가들이 인식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그들은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편지를 주고받거나, 세미나를 열어서 자신들의 방향성을 확립시켜 나갔다.

프리츠 빈터(Fritz Winter, 1905-1976)는 자신의 작품에 나타나는 특성에 대해 “예술은 그 어떠한 경계를 가져서도 안 된다. 지금 보고 인식하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된다. 나의 작품은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하며 관습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생각의 자유로움을 느끼게 되길 희망한다.”라고 설명했다. 관습적 표현에서 벗어나 기호화되고 상징화된 표현들은 그의 작품에서 새로운 사고를 유발하는 역할을 했다. 당시에는 대상을 재현하는 표현들이 많았으며 이처럼 대상의 외형적 형태를 벗어나 사유의 형태를 만들어가는 작가들은 매우 적은 때였다. 

ZERO운동은 ZEN49에 참여했던 작가들이 ZEN49의 개념을 더욱 확장시킨 예술운동이다. ZERO운동에 참여하는 작가들이 많아지면서 선에 대한 인식이 더 넓게 확산됐다. 이 운동은 1957년 독일 뒤셀도르프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처음으로 이 운동을 시작한 예술가들은 선언문을 통하여 “5-4-3-2-1-zero, 이제 새로운 세계가 열렸음을 선언한다. 그리고 지금부터 새로운 예술과 미적가치를 삶의 과정에서 구현한다.”고 밝히고 다양한 예술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ZERO의 대표적인 예술가인 균터 웨커(Guenther Uecker, 1930~)는 못으로 자신의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그는 “나에게 못은 언어이며, 정신을 이해하는 기준이 된다. 못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계성과 질서, 타인을 존중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아름다움은 움직이는 것처럼 끊임없이 변화한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필자는 독일에 머무는 동안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그의 작품을 마주하고 처음 든 생각은 ‘왜 못을 사용하였는가?’라는 궁금증이었다. 이에 대한 그의 설명들을 들으며 그가 추구하는 정신을 이해할 수 있었는데 핵심적인 내용은 우리가 소통하는 방식에 대한 경각심과 타인에 대한 배려, 나아가 깊은 성찰에서 오는 본질적인 소통 등 인간의 관계성과 관련이 깊었다.  

| 국경과 형식을 벗어던지고 단순한 창조를 실험하다
이제 플럭서스Fluxus에 대하여 살펴보자. 1962년 시작된 플럭서스는 흐름, 변화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에서 파생된 말이다. 실제로 플럭서스 운동은 여기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의도대로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했다. 이들은 특정한 형식과 목적을 추구하지 않았음에도 영향력이 대단했다. 

플럭서스의 기본개념에 대해 딕 히긴스(Dick Higgins, 1938~1998)와 켄 프리드만(Ken Friedman, 1949~)은 이렇게 정리했다. 

① 국제주의-세계주의Globalism. 국가를 초월하는 새로운 개념의 국제주의를 말한다. 대표적인 활동이 우편예술이다. 전 세계의 예술가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예술적 표현 등을 서로 소통하며 공유하였다. 인터넷을 통해 국경이 무너지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이미 50년 전에 꿈꾸고 실현하였다고 볼 수 있다. IT를 중심으로 한 세계주의가 지금은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1962년 당시에는 커다란 충격과 우려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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