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고 바라본다
상태바
내려놓고 바라본다
  • 법인 스님
  • 승인 2014.02.11 0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년 삼만 육천 일이 절집의 한나절의 한가로움에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중국 청나라 순치 황제가 18년 동안의 권력을 내려놓고 출가하면서 읊은 소회입니다. 저는 20대 시절 이 시가 솔직히 싫었고 내심 반발했습니다. 도피와 은둔의 냄새가 배어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지금은 이 구절이 다르게 다가옵니다. 권력의 한가운데 자리 잡은 욕망의 삶, 그것의 탐착 속에서 엉켜진 허망한 욕망의 실체들과 마주하며 알아챈 황제의 깨달음입니다.

|  황제가 찾았던 삶

황제는 욕망의 탐욕 덩어리인 권력자의 인생길에서 그 무상함을 절감하게 되었던 겁니다. 그러자 그 처절한 무상함 위에서도 흔들림 없는 견고한 삶을 찾았고비로소 그것을 보게 된 것입니다. 바로 부처님의 삶 곧 출가수행자의 삶이었던겁니다. 아마도 그는 무엇보다도 전쟁과 권력투쟁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기를 원했을 것입니다. 하루를 살아도 욕망이 쉬어진 자리에서 인간적인 삶을 경험하고 싶었을 겁니다. 자신의 의지대로 행하되 가장 인간적인 모습으로 진정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삶 속에서 마음 편히 살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내려놓은 한가로운 절집의 한나절 풍경에 매료당하고 만 것입니다.

순치 황제의 삶은 지금 우리의 삶입니다. 끝없는 욕망의 틀에서 길들여지고 있지만, 그 속박에 매이지 않으려 무의식적 저항을 하고 있는 현재 우리 삶의 딜레마적 단면입니다. 그래서 삶의 딜레마를 해결하는(문제풀이의) 데 목말라하는 청춘들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삶의 도리에 어긋나지 않으며 삶의 질을 변화시키고 욕망을 잘 운용하여 자유로워지고 싶은 청춘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내려놓고 바라보는 ‘청년출가 학교’로 열정적이고 고뇌하며 또 다른 삶에 도전하고자 하는 청춘들을 초대하였습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교육원이 2012년 임진년 7월 1일, 땅끝마을 달마산 미황사에서 뜨거운 청춘들을 위한 ‘청년출가 학교’를 개원했습니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