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천재다. 하지만 만약 나무에 오르는 능력으로 물고기를 평가한다면, 물고기는 평생 자기가 바보라고 생각하면서 살게 될 것이다.
-아인슈타인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미정이는 평소에도 끊임없이 다리를 떨 뿐 아니라 강의를 들을 때도 스마트폰으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강의에 집중하지 못했다. 명상 시간에도 미정이는 딴청을 피우다가, 끝나면 “다리가 아파요, 허리가 아파요”하면서 불평불만을 쏟아냈다. 대학입시 수학능력 시험을 치른 뒤여서 불안감이 극에 달해 있을 시기이기는 했지만, 미정이의 상태는 다른 아이들보다 더 심했다.
미정이에게 나무에 빗대어 자기 이야기를 해보라고 했다. 미정이는 자신을 ‘숲 속의 나무’라고 했다. 그 나무가 어떤 상태냐고 물었더니, 산에 있는데 나무들끼리 경쟁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 은유를 통해 미정이가 왜 그토록 불안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미정이는 학교를 경쟁의 장으로, 친구들은 경쟁자로 보고 있었다. 살벌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친구들과 경쟁해서 이겨야 하는데 그럴 자신도 없었고, 경쟁자들에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 자체도 불안했던 것이다.
사실 미정이만 그런 것은 아니다. 다른 아이들도 비슷하게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은 친구들과 재미있게 지낸 경험 때문에 친구를 경쟁상대로 보는 생각을 어느 정도 누를 수 있었던 것이고, 미정이는 그렇지 하지 못한 것일 뿐이다. 미정이의 경쟁하는 나무의 은유는 한국 교육의 문제를 여실하게 보여준다. 미정이의 문제는 공부를 생존경쟁의 수단이라고 생각하게 만든 학교 교육에서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미정이만 탓할 일은 아니었다.
다음 과제로 자신을 닮은 물건을 가지고 오라고 했을 때, 미정이는 주머니에서 백 원짜리 동전을 꺼내보였다. 백 원짜리 동전과 닮은 점이 무엇이냐고 했더니, 엉뚱한 대답을 했다.
“이게 그냥은 백 원짜리지만, 만약 이것을 탁자 유리 받침으로 쓴다면 백 원 이상의 값어치를 할 거예요. 그래서 동전을 가지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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