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끼 얻어먹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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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끼 얻어먹을 수 있겠습니까?”
  • 불광출판사
  • 승인 2011.04.2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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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불교생활탐구/만행(萬行)

운수행각(雲水行脚), 구름처럼 떠돌고 물처럼 흘러간다
스님들의 생활 가운데 가끔 만행(萬行)을 하면서 제방을 순력하며 실제의 체험을 쌓는 공부가 있다. 이는 인욕의 정신을 키우고 하심을 배워 일체의 집착에서 떠나기 위한 수행의 한 방편이다. 본래 만행이란 깨달음을 얻기 위한 모든 수행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하지만 근래에는 산철(해제하고 다음 결제하기까지의 기간)이 되어 금족(禁足)을 하고 정진하던 산중을 벗어나, 이곳저곳을 유행(遊行)하면서 몸으로 직접 이런저런 일들을 경험하는 행위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원래 대승불교의 보살행을 일컬어 육도만행이라고 하던 것이 점차 그 폭을 확대해, 계(戒)·정(定)·혜(慧) 삼학(三學)을 닦는 모든 수행을 만행이라 하기에 이르렀다. 예로부터 수행자에게 있어서 만행이란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말이었다. 『범망경고적기』에서는 “만행의 시작은 계율로써 근본을 삼고만행의 끝은 깨달음으로써 결과를 삼는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수행자에게 있어서는 일생이 만행의 연속이 되는 생활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납자(衲子)의 만행을 두고 운수행각(雲水行脚)이라 말하기도 하였다. 구름처럼 떠돌고 물처럼 흘러간다는 말이다. 포대화상의 유명한 운수송(雲水頌)은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어 내려왔다.

일발천가반(一鉢千家飯) 발우 하나로 천가의 밥을 빌며
고신만리유(孤身萬里遊) 외로운 몸 만 리를 떠도네.
청목도인소(靑目睹人少) 눈 푸른 이 알아주는 사람 없으니
문로백운두(問路白雲頭) 흰 구름에게 갈 길을 물어 볼거나.

출가자들은 왜 떠도는 생활을 해야 했을까? 초기 율장에서는 한 곳에 사흘 이상 머물지 말라고 했다. 이렇게 말한 까닭은, 한 곳에 오래 머물면 정이 들고 애착이 생겨 해탈을 얻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조선조 중기의 괄허(括虛, 1720~1789) 선사도 운수의 노래를 이렇게 불렀다.

삼일강행칠일산(三日江行七日山) 사흘은 강을 가고 이레는 산을 간다.
일순종적시강산(一旬蹤迹是江山) 열흘의 발자취가 강과 산뿐이구나.
강산진시흉중물(江山盡是胸中物) 강과 산이 모두 다 가슴속에 들었으니
영출청강영출산(咏出淸江咏出山) 맑은 강을 노래하고 청산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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