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서 무엇인가를 받는다는 것도 기쁜 일이기는 하지만 참다운 기쁨이란 오히려 남에게 무엇인가를 주는데 있지 않을까 하고 나는 생각해 본다.

 남에게서 무엇인가를 받으면 나의 소유가 그만큼 넉넉해지는 까닭에 그것도 기쁜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남에게 무엇인가를 준다는 것은 나자신이 남에게 무엇인가를 줄 수 있을 만큼 소유가 풍부한 증거이므로 남에게서 무엇인가를 받았을 때보다도 더 많은 자기만족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가령「사랑」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남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도 즐거운 일이기는 하지만 사랑의 참된 행복감은 남을 사랑하는데서만 느낄 수 있는 소위 한 감정인 것이다. 그러기에 철학자 같은 사람은「사랑이란 끊임없이 주게 되는 자기희생」이라고 말했다. 끊임없이 자기희생을 해가면서도 끊임없이 주므로써 기쁨을 느끼게 되는 신비로운 심정ㅡ그것이 곧 사랑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