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그늘] 심원한 공덕(功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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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그늘] 심원한 공덕(功德)
  • 김송희
  • 승인 2009.10.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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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그늘

나는 오빠가 안계신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렸을 적에는 더욱 오빠가 없는 것이 서운하였다. 가끔씩 오빠가 있는 친구의 집에 가면 어려운 공부나 놀이감을 척척해주는 친구의 오빠를 볼 때마다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이러한 부러움은 내가 국민학교 3학년이 되면서부터 더욱 짙어만 갔다.

그도 그럴것이 새 선생님을 만나 새 짝을 정한 것이다. 내 짝은 남자 아이로 우리 반에서 괴팍하기로 유명한 박권기였다. 그 아이는 늘 날 못살게 굴었다. 둘씩 앉는 책상도 내게는 간신히 엉덩이를 붙여 앉을 만큼만 남겨주고는 선을 긋고 얼씬도 못하게 했다.

게다가 무엇이든지 저 좋은 물건이면 뻬앗아 가고 공부시간에 발표도 못하게 막았다. 나는 그 아이에게 먹을 것도 갖다 주고 학용품도 주어보았지만 그의 횡포는 여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운동장 구석에 앉아 섧게 울었다. 어머니를 졸라 아침에 사가지고 온 고무공을 그 아이에게 빼앗겼기 때문이었다. 가볍게 잘 튕겨 오르는 고무공은 우리 여자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놀이감이었다. 공을 손바닥으로 두들기면서 노래에 맞춰 오른발 왼발을 교대로 돌리기도 하고 가랑이 사이로 넣기도 하여 때로는 공을 쳐놓고 빙그르 돌아 다시 치기도 하고 노래가 끝나면 치마 속으로 튕겨 넣어 받으며 놀았던 것이다.

삼천리 강산에 새봄이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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