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그늘
내가 사는 집에서 버스 두 정거장 거리에 조그만 산이 있다. 「매봉산」이라고 하였다.
관악산의 큰 줄기가 동북으로 흘러서 한강으로 기우는 언덕의 높은 융기(隆起)가 바로 이 봉우리를 만들었을까. 건너편 남쪽에는 우면산이 그리고 다시 그 뒤편에는 청계산이 감싸고 있으니, 그런 산에 비하면 이것은 산이라 칭하기도 좀 부끄럽다.
하지만 한강 이남, 말죽거리 양재동으로 내닫는 도시의 잠식이 여기서 가로 막히며 한 줄기 푸르름으로 울타리를 이루었으니 어찌 산이 아니랴. 더구나 아침마다 이 산에 오르는 나에게 있어서는 산 이상의 산이었다.
월간불광 과월호는 로그인 후 전체(2021년 이후 특집기사 제외)열람 하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불광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