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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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성사
  • 관리자
  • 승인 2009.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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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간오도(塚間悟道)

4. 촉루수(觸髏水)

그들은 계곡을 벗어나 얕은 언덕에 고개 위에 올라서서 서북으로 트인 황야로 보이는 넓은 들판을 두루 살피다가 한 곳에서 불빛을 발견하고 새로운 용기가 났다.

 “형님 저기 저 불빛은 사람이 살고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거겠지요.”

 “그렇게 보아도 무방하겠지만 좀 이상한 점이 있구만.”

 “이상한 점이라니요?”

 “방금 지나온 계곡은 이삼십리는 실히 되지 않겠는가?”

 “저는 반백 리 길은 되는 성싶소.”

 “여기서 저 불빛까지는 얼마나 될까?”

 “아마 십리 길은 될 것 같소.”

 “그게 이상하단 말일세. 어인 일로 이 허허발판이 무인지경이냐 말일세.”

 “저 불빛을 찾아가면 알아지겠지요.”

 고개를 내려와서 약 한 시간 가량 걸어서야 가까스로 불빛을 찾을 수 있었다.

 “길 잃은 나그네가 찾아왔소이다. 주인장 계십니까?”

 “………”

 방안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길손이올씨다 주인어른 계시오?”

 원효가 너댓 차례 주인을 찾고서야 방문이 열리고 한 젋은이가 툇마루에 나선다.

 “길을 잃고 헤매이다가 불빛을 따라 찾아왔소이다.”

 젊은이는 손짓하여 안으로 들어오기를 허락한다. 당나라 사람인지라 원효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모양이다.

 젋은이는 다시 방안으로 들어가더니 관솔에 불을 붙여 가지고 나온다.

 불빛을 받은 주객(主客)의 윤곽이 뚜렷이 드러났다.

 객은 스님 둘, 주인은 삼십여세의 젊은이.

 붓을 들어 필담으로 서로 문답하게 되었다. 먼저 원효가 자기네 소개를 했다.

 “우리는 출가한 사문(沙門)인데 대당(大唐)으로 배운 구하러 가는 길이오.”

 “아, 그렇습니까? 나는 당나라 변방인 여기 요동반도에 살고 있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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