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하고 싶은 우리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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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하고 싶은 우리 아이들
  • 관리자
  • 승인 2009.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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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위한 청소년 상담
▲ 사진/명오 스님

모든 것이 무섭기만 합니다

저는 현재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있지만, 진정으로 저의 속사정을 털어 놓을 친구는 없어 무척이나 외롭지요. 누구에게든지 이 모든 것을 털어 놓으면 저의 마음이 가벼울 것 같아 이 글을 씁니다.

 벌써 제가 17살이 되었습니다. 덧없이 나이만 먹은 나 자신이 한심하기만 하고 불쌍하기까지 합니다. 언제나 후회스러운 나날을 보내면서, 후회스러운 행동을 하고 언제나 같은 길을 걷고만 있지요.

 어렸을 때 저는 밤마다 식은 땀을 흘리며 신음했었대요. 그래서 제가 엄마께 왜 그랬냐고 여쭤봤더니, 엄마 아빠가 많이 다투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전 굉장히 마음이 약하답니다. 동생하고 싸울 땐 말 한마디 못하고 언제나 제가 울어버리거든요. 더욱 제게 고통스러운 일은 이시간도 싸우시는 엄마와 아빠 때문입니다.

 물론 남과 남이 만났으니까 의견 대립도 있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사랑으로 덮어주면 안 될까요? 엄마, 아빠께선 저의 이 마음을 모르시나봐요. 부모님께서 다투시면 저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보다 더 무섭고 괴롭답니다.

 가정에서는 저에게 모든 기대를 걸고 있으나 저는 뛰어나게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닙니다. 언제나 열등감에 빠져있는 아이지요. 어쩔 때는 '나같은 애 죽어 버리면 어때'라는 생각까지 들기도 합니다. 이런 생각은 크나큰 죄악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생각이 들곤 합니다.

 남들은 제가 아주 행복하게 보이나 봐요. 바람없는 따뜻한 온실에서 공주처럼 자라온 아이로 보이나 보죠! 저의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은데 말이에요. 불행의 아픔은 행복을 느끼는 것보다 휠씬 큰 것 같아요. 저의 가정엔 의심도, 질투도, 미움도, 증오도 다 있어요. 그래서 어떤 때는 훌쩍 집을 나가고 싶답니다. 그냥 방황도 하고 싶구요.

 산다는 것이 무섭습니다. 죄악 중에서 사는 현대인들, 이제 그만 중지 했으면 합니다. 모든 것이 무섭기만 합니다. 인간이기에 미워하는 걸까요! 인간이기에 싸우는 걸까요! 인간이기에 사랑하면 안 될까요! 인간이기에 믿어주면 안 될까요!

 불신속에 사는 우리들, 불신속에 사는나, 무섭기만 합니다, 두렵기만 합니다. 모든 시간이 중지했으면 합니다. 아무 것도 없는 텅 빈 공간, 흐름을 모르는 공간 속에서 혼자 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나 괴롭습니다. 저를 도와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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