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명여담(作名餘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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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명여담(作名餘談)
  • 관리자
  • 승인 2009.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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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그늘

 그도 그럴 것이 좋은 이름을 짓자고 서울에 있는 나에게 부탁해 왔는데, 듣기 좋게만 지었다가 뒷날 이름이 나빠서 이러쿵저러쿵 한다면 그도 듣기 민망할 노릇이라 생각하니 더욱 망설여진다.

 마땅히 오행(五行)을 보고, 천격(天格) ∙ 명격(名格) ∙ 총격(總格)을 따져가며 지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요즘엔 현대식으로 시대 감각에 알맞게 듣기에도 좋은 한글식 예쁜 이름을 짓는 사람들의 수효가 늘어나고 있으니 그 쪽에도 일단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미친다.

 성(姓)이란 본시 고대 씨족 사회에서 단위 친족공동체(親族共同體) 우두머리〈족장〉들의 정치적 신분으로서 성이 존재했던 것이고, 이름은 집단 속에서 자기를 확인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구태어 이것저것 따져가면서 지어야만 할까? 대개 작명가에게 비싼 요금을 내고 이름을 짓고 나서 얼마 뒤에 그 이름을 다시 감정해 보면 어처구니 없게도 이름이 나쁘니 바꿔야 한다는 웃지 못할 경우도 없지 않다.

 고대사회에서 중세사회에 이르기까지는 왕족이나 귀족같은 계층에서나 성을 가지고 있었지 천민들에게는 성(姓)은 고사하고 이름조차도 없었던 예가 허다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이름도 없었던 천민은 이름을 한 번 가져 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모양이다. 오랫동안 머슴살이로 사경을 받아 모은 돈이 많아 이름을 갖고자 하는 욕망이 싹텄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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