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경전과 법문을 통해서 불교를 알게 되고 또 많은 것을 얻어 슬기로운 삶의 지혜로 삼는다. 그러나 청소년들에게는 한문 경전과 대승경전이 매우 난삽하고 부담이 되어 그 진의를 깨닫기가 어렵다. 이에, 이름바 초기경전이라 일컫는 아함경에 있는 짤막한 세존의 법문을 통해 현실과 현대인의 갈들을 관조해 보고자 한다. 문답 형식의 게송 가운데 번개처럼 스치는 인정과 지혜가 있다.

세존 당시, 사바티의 제타숲 아나타핀디카 근처 임금동산에 많은 비구니들이 모여서 함께 수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세라라는 비구니가 있었습니다. 늘 하듯이 그날도 아침 일찍 가사를 단정히 입고 탁발을 해다 아침 공양을 마치고 나서 조용한 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고 사색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마라가 세라비구니의 사색을 방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마라는 사람들의 수행을 방해하고 다니는 마군(魔王의 군사)입니다.

 머리끝아 쭈빗하도록 무서움을 느끼게 하기도 하고, 두려움으로 마음의 안정을 잃고 수행을 중단하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수행에 회의를 느껴 나태해지게 하기도 합니다.

 이때도 마라는 섬찟한 무서움을 느끼도록 해 놓고 사색을 혼란시키기 위해 용모가 수려한 젊은이로 변신해서 세라 앞에 나타나 말을 걸었습니다.

 그대의 몸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그대의 몸을 지은 사람은 어디있나?

 그대의 몸은 어디서 나서

 그대의 몸은 어디로 가는가?

 세라 비구니는 「이는 누구이기에 나를 혼란하게 할까? 이는 사람인가? 아닌가? 간악하고 교활한 사람일까? 」하고 의문을 갖다가 「아, 이는 마라의 짓이구나. 내가 두려워하고 이 자리를 뜨게 하려 함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마라에게 말했습니다.

 이 몸은 스스로 지은 것도 아니며

 이 몸은 누가 지어준 것도 아니다.

 인(因)이 있어 생겼으며

 인이 다하면 사라지는 것.

 한 톨의 씨앗이 땅에 뿌려질 때

 땅 기운과 따뜻함과 물기의

 인과 연으로 움트고 자라서

 인연 다하면 스러지듯이

 사대 오온

 그리고 육처(六處)의 이 몸도

 인 있어 생겼다.

 인이 다하면 스러지느니

 일체의 욕망 괴로움 버리고

 온갖 헤매임 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