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부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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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부처님
  • 관리자
  • 승인 2009.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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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믿음 나의 다짐

지난 여름 내가 다니는 절(창원 구룡사) 법당 내 석가모니 본존불 앞에 합장한 채로 서서 흐르는 뜨거운 눈물과 함께 떠오른 생각들을 일기장에 옮겨 쓴 내용 중 일부분이다. 그때의 절절한 내 마음이 잘 표현되어서 서두로 써 보았다.

내가 부처님을 만난 지도 어언 4년째로 접어든다. 지금 내 나이 서른 아홉이라 하지만 동년배의 친구들이 상상할 수 없는 마음 속의 풍랑을 겪었다고 여겨진다. “중생의 번뇌가 곧 보리심을 일으키는 씨앗”이라고 하는 부처님의 말씀을 내 나름대로 해석하고 적용하면서 내 지나온 이야기가 하고 싶어진다.

나는 어릴 적부터 가출하고픈 유혹을 많이 느꼈다. 그 이유는, 좀 창피하기도 하고 조금은 복잡하기도 하다. 설명하자면,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간의 노골적이며 고질적인 고부간 갈등으로 비롯된 가정불화다.

별난 성미의 할머니도 문제지만 우리 엄마 역시 유순하지 않고 욱! 하는 성미는 한국에서 등수를 매겨도 상위권일 것이다. 그 틈새에서 괴로워하는 우유부단한 우리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밥상 엎어 버리기, 유리나 사기그릇 등 와장창창 하고 소리내며 깨지는 것 던지기 등이다.

이런 와중에 정서안정이란 네 글자가 온전히 지탱하겠는가? 왜? 하필이면 이런 부모 이런 가정에서 태어나야 했는가? 이런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후 직장생활을 하던 중에도 계속해서 그 숫자는 더하여 갔다. 예를 들어서, 여자로서의 직무능력한계, 여러 가지로 이름을 달리하는 열등의식 등 이런 것들은 나를 우울증으로 몰고 갔다. 처녀의 얼굴에 기미가 끼기 시작했으며 ‘무언증’에 가깝도록 사람들을 대할 때면 말하기가 싫어졌다. 그래도 워낙이나 내 성품 본바탕이 본디 명량하였기에 그럭저럭 사회생활하는 데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헤실헤실 잘 웃고 남들을 곧잘 웃기기도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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