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회란 불교를 떠난 독립적인 조직이 아니다.
그러므로 신도회 조직은 불교 종단의 조직과 의식 또는 승려들의 현대적인 사고방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신도회란 신도회 자체로서의 존립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佛法僧 삼보에 진실로 귀의하기 위한 방면으로서 신도회는 존립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 중 타고난 신도가 아닌 사람 전부가 잠재 불교 신도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불교 신도는 날이 갈수록 타종교 세력에 잠식당하고 있지 않은가? 안타깝다고 몸부림치는 승려나 신도가 얼마나 되는가? 신념이 있는 신도와 승려들이라 말할 수 있는지?
신도회란 조직은 종단의 조직적인 포교 활동과 불교의식에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현대 사회의 한국 불교의 위치가 어디 있는가? 전통적으로 내려온 인습과 대대손손 지켜온 부처님을 믿어야 한다는 막연한 관념으로 대부분이 막연히 믿는 불교가 되었다고 하면 과언이 될는지?
일부 스님 중에는 이조 시대의 귀족 불교의 타성이 현세까지도 면면히 불교계에 흐르고 있는 듯이 보인다.
유식한 양반 계급만 이해할 수 있는 불경이, 국문 전용 시대로 접어 든 현대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겠는가? 불경은 과연 스님의 독점물이어야 하는가…….
아니다!
바람직한 불교를 위해 첫째 한글 불경을 쓰라.
여러 권의 한문 불경이 역경 되었지만 그 불경을 토대로 해서 강론하는 스님은 별반 보지 못했다. 한문 불경은 스님의 불교 연구용으로 쓰라.
둘째 대중 속에 파고들어라. 불교를 포교하려는 스님이 속세를 등지고 산 속으로 들어가서 대중을 불러들이고 있으니 시간이 생명인 사회에서 어찌 대중이 따를 수 있으랴?
수도승은 산으로, 포교승은 거리로 파고들어라.
셋째 대중이 모이는 법당을 만들라.
산중의 법당은 스님의 의식만을 위한 제단이지 신도를 위한 법당이 아니다.
스님들!
현대는 대중 집회의 시대입니다. 몇 십 명을 중심으로 공부하던 이조시대의 서당은 사라지고 몇 천 몇 만을 수용하는 학교로 변했건만 오직 불교만은 부처님께서 포교하던 당시의 상황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마 부처님이 현세에서 다시 불법을 강론하시어도 지금의 스님들과 같이 하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국 불교가 현대의 생리에 맞는 개혁만 할 수 있다면 위대한 부처님의 말씀이 타종교 교리에 잠식당하지 않을 것이며 한국 불교의 대표 종파로서의 조계종이 신흥교단의 교세에 위협당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바람직한 한국 불교의 개혁과 용단이 전제되지 않는 한 간부들만 있는 형식적이고 진실로 신도를 대표할 수 있고 승려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조직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무수히 산재하고 있는 구슬을 꿰는 힘은 스님에게 있는 것이지 신도가 그러한 법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