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공간과 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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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공간과 조경
  • 관리자
  • 승인 2009.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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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한담

 산을 찾을 때마다 만나는 절집은 왜 그런지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 곳이다.

 특별한 신심(信心)이 있는 것도 아니지마는 늘상 이번 산행(山行)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해주십사 하며 부처님께 빌어본다. 아마도 산을 다녀본 이들이라면 누구든지 같은 마음일 것이다. 남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고 그야말로 관광을 온 것일지라도 절집 마당에 들어서게 되면 한번쯤은 부처님을 떠올리고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마을을 벗어나 산자락에 들어서서 숲 사이로 빠끔히 뚫린 길을 굽이 돌아가다 보면 일주문을 넘게 된다. 기둥 하나 세워서 문을 만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두 기둥을 일직선상에 세웠다고 일주문이라고 한다. 이제 부처님이 계신 경내(境內)로 들어서고 있으니 속세의 먼지일랑 다 떨어내고 들어오라는 표지이리라.

 작은 소리로 속삭이며 부서져 내리는 개울물을 따라서 난 길을 한굽이 휘돌아 걷다보면 개울물은 저만치 옆으로 가고, 절집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악귀로부터 절집을 보호하려고 보검을 비껴들고 눈을 부릅뜨고 서있는 신장이 있는 사천왕문을 대하게 된다. 이제 비로소 절집의 대문에 이르는 것이다. 이 산문을 통과함으로써 청정도량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절집마당에 들어서게 되면 왠지 옷깃도 여미어 보고 멈칫거리게 된다. 속세의 더러운 것이 청정도량으로 선뜻 들어갈 수 있겠는가라는 마음 밑바닥에서 붙잡은 것임이리라.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금당으로 나아가 부처님을 뵈옵고, 금당벽화, 심우도 등을 둘러보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절집구경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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