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순간도 소홀히 하지 말고 사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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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순간도 소홀히 하지 말고 사랑하며
  • 관리자
  • 승인 2009.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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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에세이 : 우리는 보살

 

    살아있다는 감격으로

  지상(地上)에서 하늘이 제일 가깝다는 나라, 부처님의 모국인 네팔에서 혼자 전율하며 울먹거렸던 일이 있다.

  네팔은 햇살 하나에도 무언가 신비스런 물기가 머금어져 있는 것 같아 나는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생(生)의 극점에 서 잇는 것 같은 현기를 느꼈다.

  문명과 원시가 극단의 얼굴로 공존하는 나라.

  마리화나와 히피가 넘치고 살아 있는 여신이 모셔져 있는가 하면 핏빛의 코랄이 정교한 은세공 속에서 요염하게 관광객을 부르고 있는 나라가 바로 그곳이었다.

  그 나라의 땟국물 어린 골목에 서서 나는 살아 있다는 감격 같은 것으로 목이 메어 숨조차 크게 쉴 수가 없었다. 한마디로 나는 행복했었다.

  그래서 더욱 슬프고 어지러웠다.

  사람이란 가장 기쁜 일 앞에서 울고 가장 감격스런 순간에 아픈 허무와 절망의 비늘을 떠올리는지도 모른다.

  이상하게도 부처님 나라 네팔에서 나의 의식은 이런 예민한 행복과 뜨거운 폭양처럼 쏟아지는 허무감을 동시에 느끼며 꺽꺽거렸다.

  하룻날 해질녁의 일이었다.

  나는 그곳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조금 떨어진 몽키 탬플(원숭이 절) 뒤뜰에 서 있었다.

  유유히 흐르는 성수 갠지스 강 주위로 셀 수 없이 많은 원숭이들이 즐겁게 살고 있는 절이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마침 하나의 뜨거운 의식이 벌어지고 있었다.

  성수에 담그어 죽은 사람을 화장시키고 다시 그 재를 갠지스의 물결 위에 뿌리는 의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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