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단(元旦)에 있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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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단(元旦)에 있은 일
  • 관리자
  • 승인 2009.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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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그늘

 매년 원단(元旦)의 아침에 고향을 찾아 아버지를 뵙는 일은 그해 나이 첫 삶(?)이다. 4남 2녀가 다 성장하였지만, 부모 곁에 남아 일을 돕는 자식은 한 자식도 없다.

 여기저기 뚝뚝 떨어져 각기 살고 있으며, 아무리 먼 곳이라도 기차로 6시간 안팎에 못 닿을리 없는 땅이지만 일 년여에 쉽사리 만날 수가 없다. 더구나 형제 남매가 다 같이 만나기란 더더욱 어렵다.

 그러나 단 하루 아니면 이틀, 꼭 만날 수 있는 날이 있으니 그날이 곧 새해의 첫날이다.

 이 날은 설날이기 전에 아버지의 생신일이기도 하다. 원래는 섣달 초이튿날이 당신의 생신일이지만, 자식들 편한대로(?) 다 같이 모일 수 있는 날로 앞당겨 치르는 것이다.

 아무튼 이날은 우리 집안의 최고의 잔칫날이다. 우리 형제들이 가장 형제로움의 우의를 느끼며 실감하는 것이 이날이요, 한 집에 둘 셋씩 늘어난 2세들이 제 동기간을 알아보고 행색 하는 것이 이날이요. 집안의 담자락이 무너졌으니 각자 만원씩 갹출해서 담을 단장하자고 의논하는 날도 이날이다. 

 또한 아버지 어머니께서도 기실 가장 바라고 고대하는 날도 이날일 것이다.

 올해도 우리 형제들은 원단의 아침에 한 사람도 빠짐없이 한 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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