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卽多 多卽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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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卽多 多卽一
  • 관리자
  • 승인 2009.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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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수 칼럼

  아르멜이란 종교적 색체가 짙게 풍기는 도시를 찾았을 때 일이다. 사막지대에 가까운 지역이어서 물이 귀하다. 그래서 17, 18세기경 이 지방을 통치했던 모스렘 영주는 거대한 인공호수를 축성하여 농민들의 신임을 얻었다고 한다. 아르멜은 또 이슬람 신도의 순례자들이 운집하는 성지이기도 하다. 인도의 이슬람이 낳은 위대한 성자인<치스티>를 위한 <달와자>가 있는 곳이다.

  달와자는 이슬람교 중 신비주의적 <수피즘>의 성인을 위한 성묘(聖廟)를 가리킨다. 무갈왕조의 역대 왕들이 친히 참배하러 왔었다는 치스틴 성자의 달와자가 여기 아르멜에 있다.

  아르멜 옛 시가지의 중심부에 위치한 달와자 주변에는 모스렘 분 아니라 힌두교도의 순례자들로 들끓고 있다. 종교적 성자라면 이슬람교 힌두교의 차별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인도 서민들의 생각이다. 달와자의 경내에서 신을 벗어야 하고 머리에 모자나 헝겊을 얹어 놓아야 하는 풍습이다. 성자에 대한 존경심의 발로이며 예의이기도 하다. 달와자로 들어가는 큰길가에는 인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

  성자에게 예배하는 거룩한 마음으로 적선을 바라는 무리가 아르멜의 치스틴 달와자로 가는 길을 막고 있다. 인도와 빈곤, 성지와 거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달와자의 건물양식은 전형적 이슬람식이다. 거대한 돔을 덮은 순금의 분량이 성묘에 묻힌 성자의 신성도를 가름한다고 한다. 즉 순금의 분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성자의 신성도도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름 있는 성자의 묘소의 지붕은 순금으로 장식한다. 시크교의 성지인 아무릿살의 황금사원도 중심 묘소가 순금으로 장식되어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성지인 만큼 길거리에는 여러 종파의 도인들이 우글거린다. 홀랑 벗고 온 몸에 재칠을 한 쉬바교의 야수파도인도 있다. 극도의 혐오감을 일으킬 목적으로 여러 가지 기형을 하고 기성까지 토한다. 남으로부터 극단적 혐오를 받고자 하기 때문이다. 혐오하는 사람은 그 혐오감정 때문에 복덕을 잃고 그 복덕이 혐오를 받는 사람에게로 옮긴다는 교리다. 그래서 나도 성지에 가면 야수파 도인은 피하려고 노력했는데 그 날 빌라 만딜로 가는 외길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빌라 만딜은 빌라란 이도 굴지의 재벌이 성지마다 자비로 건립한 힌두사원이다. 영국 통치하에서도 민족재벌로 성장하여 영국의 식민경제와 대결했던 애국 재벌이다. 유명한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반영운동을 재정적으로 후원한 것도 바로 빌라였고 간디가 괴한의 총에 맞아 운명한 곳도 델리에 있는 빌라의 저택이었다. 인도 독립 후 빌라는 인도 민중의 정신적 계몽을 위하여 여러 지방에 힌두사원을 건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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