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한 연못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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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연못물
  • 관리자
  • 승인 2009.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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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불교강좌

많은 경전과 법문을 통해서 불교를 알게 되고 또 많은 것을 얻어 슬기로운 삶의 지혜로 삼는다.  그러나 청소년들에게는 한문 경전과 대승 경전이 매우 난삽하고 부담이 되어 그 진의를 깨닫기가 어렵다.  이에,이른바 초기경전이라 일컫는 아함경에 있는 짤막한 세존의 법문을 통해 현실과 현대딘의 갈등을 관조해 보고자 한다.  문답 형식의 게송 가운데 번개처럼 스치는 인정과 지혜가 있다.

바르지 못한 사람의 재물

  세존께서 사밧티의 제타숲에 있는 아나타핀디카에  계실 때였습니다.  하루는 코사라국의 파라세나짓왕이 세존을 찿아뵙고 문안을 드리고 나서 한 옆으로 물러나 앉았습니다.  세존께서는 문안을 받으시고 나서 『대황께서는 어디에서 오시는 길이시오?』

 하고 물으셨습니다. 왕은 『세존이시여, 사밧티의 한 장자가 어제 죽었습니다.  그에게는 자식이 없어서 그의 재산을 모두 나라에서 몰수하게 되어 그곳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하고 아뢰자 세존께서는 다시 물으셨습니다.  『그 장자의 재물이 얼마나 되던가요?』『세존이시여, 그에게는 금이 8백만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은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는 그만한 재물이 있으면서도 싸라기밥같은 조식(粗食)에다 썩은 새앙만 먹고,굵은 베옷을 걸치고, 낡은 수레에 나뭇잎 일산(日傘)을 바치고 살았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으신 세존께서 다시 말씀을 하시었습니다.

"인색한 사람의 재물은 바르게 쓰이지도 못하고 아깝게 없어지는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아무리 재물을 많이 모았더라도, 마음이 비천한 사람은 스스로도 즐기지 못하고, 남도 기쁘게 해주지 못합니다.  부모를 잘 공양해서 기쁘게 해주지도 못하고 처자식을 호강시키고 즐겁게 해주지도 못하고 부리는 하인들에게 선심을 써서 기쁘게 해 주지도 못합니다. 더구나, 사문(沙門)에게도 공양을 할 줄모릅니다.  결국 그런 사람의 재물은 바르게 쓰이지도 못하고 마침내 왕에게 몰수되거나, 도적에게 빼앗기거나, 불에 타고 물에 씻기거나, 못된 상속자가 낭비하고 말 것입니다.  인색한 사람의 재물은 바르게 쓰이지도 못하고 아깝게 없어지는 것입니다.』 하고 다시 연못에 비유하시었습니다.  인객도 없는 외딴 곳에 있는 연못처럼, 그 아무리 물이 맑고 시원하고 물맛이 좋아도, 사람들이 물을 길어다 쓰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고 목요조차 하지 않으니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시었습니다.  그러나 『현명한 사라마은 재물이 모이면, 스스로도 즐기고 남도 기쁘게 해줍니다.  부모를 기쁘게 해주고 처자식을 기쁘게 해주고 하인들을 기쁘게 해주고 친구를 기쁘게 해주며, 더구나 사문에게 보시를 합니다.  그리하여 그의 재물은 바르게 쓰이게되어, 왕에게 몰수 당하지도 않고 도적떼에게 빼앗기지도 않고 물이나 불에 잃지도 않으며, 못된 상속자에게 빼앗기기지도 않습니다.』하시며, 마을 가까운데 있는 연못은, 맑고 시원하고 물맛 좋은 그 물은 사람들이 길어다 쓰고 마시고 목욕도 하는 등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고 하시었습니다.

  해방 전에, 수구문 밖(지금의 신당동)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노인은 몹시 가난한 농가(당시 그곳은 농토였음)에서 태어났으나 본성이 근면해서 평생동안에 굉장히 많은 재산을 모았습니다.  집만도 수10채에다 논. 밭. 미나리밭이 수천평이나 되었으나 죽는 날까지 베옷에 김치쪽으로만 지냈습니다.  그 노인이 죽자 자식들의 방탕과 재산 싸움 끝에 그 많던 재산을 다 없애고 6.25 후에는 모두 끼니 잇기조차 어렵게 되었습니다.

  부지런하고 마으만 먹으면 재물은 모입니다.  그러나 그 재물을 어떻게 쓰느냐 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흔히들, 돈 모으기는 쉬워도 쓰기는 어렵다고들 합니다.  마치,비상(砒霜)이 약도 되짐반 무서운 독약이듯이, 바른 사람이 재물을 가지고 있은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유익하지만, 바르지 못한 사람이 가지면 극히 해로운 독소가 되고 맙니다.

인류의 온갖 문화를 악용하면

  이는 비단, 재물에 한한 것이 아닙니다.  과학과 산업의 발달로 인류가 이룩해 낸 온갖 문화가 다 그러합니다.  예를들면, 요즈음 사회문제가 된 부법비디오 테이프도 그 한 예입니다.  모처럼 인류문화에 공헌해야 할 훌륭한 과학기재가 음란. 폭력  등 부도덕한 비디오 테이프가 범람해서 청소년은 물론 기성세대의 정신까지 좀먹어가고 있습니다.  이 문명의 이기를 바른 정신으로 활용하면 매우 유익한 시청각 기재가 되지만 정신이 바르지 못한 사람이 이 문명의 이기를 악용하면 그 피해는 시리로 막심합니다.

반영규  1929년 서울 태생, 불교문서포교회 대표,  젊은 부루나들의 모임 대표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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