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이 흐르는 세월. 겨울인가 싶더니 어느덧 봄의 중턱에 서 있다.
내 나이 갑술년에 84세라. 지나간 일들을 회고해보니 몽중 가운데 몽중이로다. 사람의 인생이란 찰나에 변하는 것을. 이렇게 흘러온 내 생에 있어 그래도 얘깃거리가 될 만한 것이라면 불교에 귀의하여 승려가 된 것일 게다. 곧 불연을 맺게 된 그것이다.
물 맑고 산 좋은 나의 고향 경상남도 함양에서 제법 부유한 집안에 육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 위로는 오빠가 계시고 여동생과 남동생이 셋으로 부족함 없이 자랐다. 그후 16세에 천석군 박씨 문중의 맏며느리로 출가하여 딸 하나를 두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러니까 내가 27세 되던 해에 남편을 여의게 되었고 또다시 애지중지 키우던 무남독녀마저 다시 보지 못하는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니 그때 그 슬프고 괴로웠던 심정은 무엇으로도 형언할 수 없을 정도였다.
모든 것이 무상이라 아무것도 필요없는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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