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 스님께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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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 스님께 묻습니다
  • 관리자
  • 승인 2009.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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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 아무리 작은 수행일지라도 바로 그 수행의 한 순간이, 우리의 절 한 배 한 배가 고스란히 이 세상 곳곳으로 향기롭게 퍼져갈 것입니다. 바로 그 한 순간의 수행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어쩌면 그 백일기도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더라도 내 안에 수미산보다 더 높은 업장을 소멸시켜 주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지금쯤 있을 큰 사고가 수행 때문에 사라졌을 수도 있고, 어쩌면 내일 오게 될 큰 병이 가볍게 내 위를 이미 스치고 갔는지도 모르며, 어쩌면 아주 큰 금전적인 손실을 적당한 선에서 막아주었을 수도 있고, 또 어쩌면 아주 큰 직장이나 가정에서의 누군가와의 다툼과 싸움을 이미 흔적도 없이 소멸시켰을지도 모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법계의 이치를 우리는 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차원의 세계를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부처님 당시 재가신자 중에는 부처님께 법을 듣고 깨달음을 얻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다가 사고를 당해 죽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법을 듣고 깨달았는데 어떻게 그런 불행이 있을 수 있을까 싶겠지만, 부처님께서는 그가 죽음 직전에 깨달음을 성취하였으며, 지고한 행복의 자리로 갔음을 설하신 적이 있습니다.

우리의 눈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그러나 진리의 관점에서 본다면 모든 것이 정확히 필요한 일이었으며, 나를 돕는 법계의 배려요, 법신부처님의 뜻이었음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쨌든 법우님의 일상이 더 행복해졌든 아니든, 지금까지 실천해 온 백일기도는 법계의 진리대로 삶을 향기롭게 바꾸어 놓았고, 업장을 소멸시켜 주었으며, 나와 이 세상을 향기롭게 만들고 있다는 그 사실을 믿고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다만 한 가지, 수행의 결과를 바라는 마음은 놓아버리세요. 그냥 모든 것을 다 믿고 맡기면서 법계로 회향해야지, 그 수행의 공덕이나 결과를 내가 갖겠다는 생각을 놓아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참된 회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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