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노트] 2. 투영적 동일시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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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노트] 2. 투영적 동일시의 심리
  • 오코노기 케이고
  • 승인 2009.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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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노트(2)
오코노기 케이고 (小此木啓吾)

[1]「시라노」와 원숭이 

최근 정신분석의 영역에서 자주 화제가 되는 심리기제(心理機制)는 투영적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이다.

여기서 쉽게 생각나는 것은「시라노 ∙ 드 ∙ 벨쥬락크」의 경우인데「시라노」는 마음속에서「록사느」에게 사랑받기를 원했지만 자기 생김새가 워낙 추남인지라 그의 소망을 미남인「크리스찬」에게 얻게 하고자 한 것이다. 즉 자기의「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크리스찬에게 투영해서 크리스찬이 록사느에게 사랑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크리스찬과 자기를 동일시해서 크리스찬이 록사느에게 사랑받는 것이 자기의 기쁨이라는 심리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크리스찬이 록사느에게 사랑받으면 자기도 기뻐하고 크리스찬이 사랑받지 못하면 자기도 슬퍼한다는 점에서 그 동일시가 보이는 것이지만 다만 단순한 동일시와 차이가 있는 점은 자기가 내심에 품고 있는 소망을 투영해서 자기와 똑 같은 소망을 크리스찬에게서 발견하는 점이다.

이보다 좀 더 투영적 동일시가 주관적인 것이 되는 경우로서는 동물에 대한 그것을 들 수 있다.

어떤 정신분열증의 환자는 병원에서 기르고 있는 원숭이에게 투영적 동일시를 일으켰다. 자기가 양껏 먹고 싶고 넉넉한 애정 속에 있고 싶은 소망을 원숭이에 투영해서「우리 원숭이는 밥통에 언제나 밥을 가득히 담아주지 않으면 배고파서 야단이다.」하면서 수선을 떤다. 그래서 그의 일과는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 되었는데, 이 먹이를 주는—원숭이가 좋아하는—자기가 기뻐하는—이런 투영적 동일시의「사이클」이 원활하게 작용할 때는 그 자신도 또한 배부르고 만족한 마음 상태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한번은 철이 바뀌어 원숭이가 좋아하는 감자가 부족할 때가 있었다. 그랬더니 그가 원숭이를 좋아하게 할 감자가 없는 것을 알았을 때 당장에 대단한「패닉」(공항상태)에 빠졌다. 즉 이 패닉은 단지 원숭이를 좋아하게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실지로 자기 자신이 배부르지 못하고 마음을 채우지 못하는 허기 상태에 빠진 것이다.

「시라노」에 있어서의「크리스찬」과 여기의 환자에 있어서의 원숭이는 어느 것이나 자기 밖의 존재이면서도 그들 본인에게는 자기의 소망을 채우고 또한 조절하는데 있어 없지 못할 대상인 것이다.

[2] 자기애(自己愛)의 심리 

이 투영적 동일시의 심리는 바꾸어 말하면 실로는 자기애적 심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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