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寺의 향기] 소요산 자재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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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寺의 향기] 소요산 자재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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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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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스님의 환각이 마주치는 곳

경기도 동두천 시내에서 차길로 20여분 거리에 소요산이 있다. 한반도에 절이 있는 곳치고 어느 한군데 빼어나지 않은 곳이 없지만 소요산은 산의 메무세가 특히 아름답다.

소요산이 더욱 유명한 것은 이렇게 산 자체가 아름다운 탓도 있지만 1300여년이 지난 오늘에도 원효스님의 숨결이 그대로 흐르는 자재암(自在庵)이 있기 때문이다. 자재암에는 원효스님이 수도하시며 마시던 원효정(元曉井)의 물이 아직도 흐르고 있고, 또한 원효스님의 전설이 생생하게 머물고 있다.

요석공주와 속세의 인연을 맺은 원효스님은 설총을 낳은 후 구도의 길을 떠난다. 오롯한 수행일념으로 인적이 두절된 심산유곡을 떠돌던 중 이곳 소요산에 움막을 짓고 정진에 든다.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며 밤 · 낮을 가리지 않고 수행하던 어느 날 밤, 그날은 온종일 비가 내리고 있었다. 마침 약초를 캐다가 길을 잃은 아녀자로 화현한 관세음보살이 스님의 움막에서 하룻밤 쉬어가길 원한다.

중생구제의 원을 세우고 수도(修道)의 심지를 돋을대로 돋은 원효스님은 그 여인에게 이르길, “心生則 種種法生이요, 心滅則 種種法滅이라.” 곧 “마음이 생한즉 옳고 그르고, 크고 작고, 깨끗하고 더럽고, 있고 없는 가지가지 모든 법이 생기는 것이요, 마음이 멸한즉 상대적 시비의 가지가지 법이 없어지는 것이니, 나 원효에게는 자재무애의 참된 수행의 힘이 있노라”하는 법문에 그 여인은 미소를 지으며 유유히 사라졌다.

그 후 지극한 정진으로 더욱 깊은 수행을 쌓으며 후학을 교계(敎誡)할 생각으로 정사를 지어 관세음보살님을 친견하고 자재무애(自在無碍)의 수행을 쌓는다는 뜻으로 정사를 자재(自在)암이라 명했다. 또한 산 이름도 ‘아무런 마음의 거리낌 없이 평안한 상태로 거닌다’는 뜻으로 소요산(消遙山)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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