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향기 / 좋은 사람, 싫은 사람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이곳 솟틀마을로 둥지를 옳긴 지 이제 만 일년여가 지났다. 작년 초여름, 마을에 정착한 초기라 모든 것이 어수선하고 정신없을 때 아내가 뜬금없이 밤에 도깨비불을 보았단다. 무슨 소리냐며 퉁을 주었지만, 내심 무섭기도 하고 궁금하여 밤에 바깥을 지켜보았다. 뭐가 나오나 하고….
그건 바로 반딧불이었다. 서울내기인 아내는 한 번도 실제하는 반딧불을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나도 반딧불을 본 지 벌써 30여 년 전이다. 그 반딧불을 시작으로 솟틀마을은 우리에게 계속해서 자연의 선물을 던져준다. 가재, 사슴벌레, 고라니 등 그렇게 잃어버린 줄로만 알았던 과거들을 현재에 풍요롭게 선사해준 우리 마을이 나에게 돌려준 것 중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 선물은 다름 아니라 ‘이웃사촌’이다.
호박전을 부치는 점심 때면 아내는 그 호박전을 소반에 받쳐들고 아랫집 아주머니네로 간다.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우리에게 텃밭농사를 가르쳐 주시는 농사선생님이시다. 덕분에 이곳 생활 두 해째, 올 여름의 야채는 거의 자급자족 수준이 되었다. 그리고 내 아이 근우(5세)에겐 아주 살가운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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