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담화실(談話室)
세간에서는 불교를 염세주의라 한다. 인간이란 단지 인연에 의해 맺어지고 인연에 의해 살다 가는 것이라는 숙명론에 빠져 있다고 말들 하고 있다. 우리 불자들 중에서도 세간의 이런 견해와 같이 자신의 삶을 단지, 윤회전생 운명으로만 받아들이고 자신을 그 속에 던져 둔 채 무기력하게 사는 이가 있음을 종종 본다. 그러나 불교는 염세주의가 아니다. 불교의 인연화합의 진리는 숙명이나 운명이 아니다.
불교를 바로 이는 세간에 뛰어 들어 인연을 창조하며 산다. 인연이란 가만히 있을 때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인연을 맺어 성숙시키고자 노력할 때 찾아오는 것이다. 내가 실제 만나 부딪치는 곳에 인연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고마운 땅에 태어났다. 이 나를 존재케 한 대우주의 은혜, 나를 위해 힘써 주는 이웃의 은혜, 부모의 은혜 등을 생각할 때, 나는 그저 앉아서만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좋은 인연을 창조하며 좋은 과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내가 불교 강좌 도량인「효동원(曉東院)」을 설립한 취지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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