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천하장사 마돈나’는 트랜스젠더가 되고 싶어하는 고등학교 남학생 동구가 자신의 꿈을 이뤄 나가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성장영화다. 유교적 전통사회라는 말이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21세기 한국에서 트랜스 젠더니 동성애니 하는 단어는 쉽사리 수용할 수 없는 발칙한 말이다. 그러나 트랜스 젠더 1호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을 전면적으로 내세워 활동하는 하리수와 역시 자신의 성정체성을 당당하게 ‘커밍아웃’한 홍석천과 같은 방송인들로 인해 이제 트랜스 젠더라던가 동성애자 같은 단어 자체는 그렇게 생소하지는 않다. 물론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과 내 가족, 혹은 친구가 그런 단어의 실체로 존재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겠지만 말이다.

‘천하장사 마돈나’는 개인과 가족, 개인과 사회, 그리고 개인 자신이 겪는 갈등 속에서 사회적으로는 물론 종교, 문화적으로 민감하고 논쟁적인 소재를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 남학생 오동구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선택함으로써 성장 영화로서의 기본노선을 고수하면서도 소재가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선정성 또한 휴먼 드라마로 전략을 바꾸어 퀴어 영화(동성애를 다룬 영화) 혹은 가족, 성장 영화의 장르적 한계를 영리하게 뛰어 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