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종교계에 벌어진 굵직한 사태들로 인해, 자성의 목소리가 드높다. 점점 세속화, 권력화 되어가는 세태들이 아쉬움을 넘어 종교의 위기로까지 받아들여진다.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 종교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기에 앞서, 불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스님의 역할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스승으로서의 스님의 역할

스님이라는 말은 스승이라는 뜻이다. 스승은 일반적인 세속제로서의 선생이 아니라 출세간적인 법의 스승을 말한다. 삼보에 귀의하는 것도 자세히 보면 스승과 법에 귀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출가자의 역할은 스승임에 있다. 이러한 법에 대한 스승의 역할이 없거나 포기된 상태에서의 지엽적인 사회적 역할은 별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