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외가] 참선 공부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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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외가] 참선 공부하는 법
  • 용성 법어
  • 승인 2008.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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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외가

이때에 그 학인이 예배하거늘 내가 급히 말하기를 「예배는 무슨 일을 위함 인고? 알고 예배하는 것이냐, 모르고 하는 예배냐? 승당하는 뜻이냐?」

「승당 하는 뜻입니다.」 「그러면 알고 하는 것인가?」 이 때에 학인이 호령하기를 내가 천연한 태도로 일렀다. 「큰 용을 낚으려 하였더니 쓸모없는 자라가 앙금앙금 걸어 나오는구나. 다시 일러봐라.」 이 때에 학인이 잠잠하거늘 내가 웃으면서 일렀다. 「참 벙어리로구나. 현현한 뜻을 알지 못하고 한낱 적묵하기만 하는 구나. 」학인이 눈만 두리번대고 있거늘 내가 소리쳐 이르되 「무상대도를 눈치로 알려고 하느냐? 근일 종사가 조사의 향상법을 말하면 얼른 눈치로 알아 승당하는 사람이 많으니 가이 애석 하구나. 그러므로 고인이 이르기를 요사공안을 들어 말하는 데에 승당하지 말라고 하셨느니라.」

아홉째는 문자 중에서 인증하는 병이니 그 학인이 이 말 저 말 여러 말을 인용하여 말하되 어떤 경우에는 이렇게 말하고 어떤 글에는 말하였다 하거늘 내가 말하기를 「학인이여 학인의 도안(道眼)이 명백하여 자기 심중에서 솟아나는 것이라 하더라도 정밀히 간택할 것이거늘 어찌 고인의 책자 가운데 있는 것으로 인증하는가?」그런고로 조사가 문자 가운데서 인증함은 허락하지 않았느니라.

열째는 어리석음을 가져 깨닫기를 기다리는 병이다. 그 학인이 다시 말하기를「 저는 어리석은 사람이니 어서 깨닫기를 바라고 있읍니다」한다. 내가 말하였다. 「자기가 어리석다 하여 깨닫기를 기다리는 것이 병이다. 어찌하여 그런가 하면 자기가 고인의 깊은 뜻을 알지 못하여 어서 깊이 공부하리라 하여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이 하니 깊이 깨달으려는 마음이 앞에 있어 공부에 큰 장해가 되는 것이다」 이상이 10종병이다.

수도하는 학인들이여 부디 깨닫기를 기다리지 말지어다. 혹자가 승당하여 말하기를 「조주선사가 없다고 한 것은 어린 아이가 사람을 보고 공연히 방긋방긋 웃고 물건을 가지고 희롱하되 이름을 모르는 것처럼 무자의 뜻이 이와 같다」 하며 또 혹자들은 말하기를 「산은 다만 산이요 물은 다만 물이며 구자(狗子)는 다만 구자요 무자는 다만 무 할수 밖에 없다 하며 또 혹자들은 우리나라 말로 무자라 하니 이것이 큰 병이 된다.

이 문중에 들어와서 수도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다만 화두만 참구할 것이요 결코 아는 마음을 두지 말아라. 천하만세 영웅호걸이나 고금 철학가가 하나도 이 마음을 깨달은 사람이 없고 오직 부처님과 삼삼조사에외 오파분망(五派芬芳)의 모든 대사께서 크게 깨달으셨다. 이 마음을 어떻게 아느냐? 일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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