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떤 산골짜기 개울가에 [파리야]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읍니다. 파리야는 아름다운 꽃밭을 가지고 있었읍니다. 그는 정성껏 꽃밭을 가꾸고, 꽃밭에서 딴 꽃으로 꽃다발을 만들어 팔아서 살아 갔읍니다.
그 꽃밭 옆을 흐르는 개울에 거북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읍니다. 거북이는 들 구경을 할 생각이 나서 개울 둑으로 올라 왔읍니다. 그랬더니 아! 둑 아래엔 아름다운 꽃밭이 널려 있는 것이었읍니다.
거북이는 꽃 사이를 기어 다니며 갖가지 색의 꽃들을 구경 했읍니다. 코를 벌룽대며 향기로운 꽃의 내음도 맡아 보았읍니다. 즐거운 기분으로 활짝 기지개도 켜 보고 콧 노래도 불렀읍니다.
그때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읍니다. 거북이는 깜짝 놀라 가만히 살펴 보니 꽃밭 주인어었읍니다. 거북이는 잘못 걸렸다고 생각했지먄 달아 날 도리가 없었읍니다. 그래서 "안녕하세요? 아저씨." 하고 공손히 인사했읍니다. 파리야 아저씨는 반갑다는 듯 웃으며 얼른 거북이를 붙잡아 꽃바구니 속에 집어 넣는 것이었읍니다. 그는 거북이를 잡아서 잔치를 벌일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아아, 이제 꼼짝없이 죽게 되었구나.]
거북이의 두 눈에서는 슬픔의 눈물이 뚝 뚝 떨어졌읍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어 몸을 버둥거리기만 했읍니다. 그 바람에 거북이의 몸에 붙어 있던 진흙이 묻어 꽃바구니 속의 꽃이 더러워졌읍니다.
"아이구, 꽃을 버리게 됐구나.......... "
파리야 아저씨는 발을 동동 굴렀읍니다. 이를 본 거북이가 말했읍니다.
"아저씨, 제 몸이 더러워서 그래요. 저 개울 물을 길어다 제 몸을 씻어 주세요. 더러워진 꽃도 깨끗이 씻구요."
"옳지 그렇게 하면 되겠구나"
파리야 아저씨는 거북이를 둑 위에 내려 놓고 개울로 내려 갔읍니다. 이 틈에 거북이는 떼굴떼굴 몸을 굴려서 물속으로 들어 갔읍니다. 이를 본 파리야 아저씨가 말했읍니다.
"이쁘고 착한 거북아, 이리 온. 내가 꽃타래를 만들어 네목에 걸어 줄께. 응."
물 속에서 목만 내밀고 거북이는 고개를 흔들었읍니다.
"아저씨, 어서 집으로 가세요. 잔치 준비를 해야잖아요. 술을 거르고 사람들을 오라고 하세요. 안주는 여기 있으니까 말예요."
거북이의 목은 물 속으로 쏙 들어갔읍니다. 그리고 다시는 나오지 않았읍니다.
파리야 아저씨는 힘 없이 집으로 돌아갔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