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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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
  • 관리자
  • 승인 2008.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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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스님의 생로병사 11 노인문제

사계절 다 제 나름으로 의미 있고 아름다운 것처럼 인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린이는 어린이대로, 노년은 노년대로 다 제각각 인생의 황금기라는 말씀입니다. 아니, 상엽(霜葉)이 홍어이월화(紅於二月花)라, 가을 단풍이 봄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처럼 노년기가 더욱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노년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칙칙하다는 이들이 많습니다. 젊은이들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닙니다. 젊은 시절 열심히 노후대책을 세우고, 또 혼자서도 재미있게 잘 놀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는 이들은 본인도 노인이면서 “동네 노인정 분위기 딱 질색”이라고 하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사실 요즘 7, 80대는 노후대책은 생각조차 못한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나 역시 70대로서 우리 연배의 애달픈 삶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유소년기에는 일제식민통치하에서 나라 잃은 백성으로 살았으며, 청년기는 해방 후 혼란기와 6.25사변 전쟁 통에 동족상잔의 비극을 체험했습니다. 장년기는 먹고 살기 위해 뼛골 빠지게 일했습니다. 지극히 풍요로웠던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고단한 삶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는 와중에 세상은 너무나도 많이 변했습니다.

부모는 자식의 뿌리

노인문제를 개개인에게 다 돌릴 수는 없습니다.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주어야 할 측면도 많습니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이 고아원에서 배불리 먹고 좋은 교육혜택을 받으며 자라는 것보다 조금 모자라더라도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는 것이 더 행복하듯이 노인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자식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며 살아가고 싶은 것입니다.

지금의 노인세대만 해도 효도는 최상의 덕목이었습니다. 물론 예전에도 “한 부모가 열 자식은 길러도 열 자식 한 부모 못 모신다”는 말은 있었지만 요즘처럼 부모를 모시지 않은 것을 당연해 하는 세태는 아니었습니다. 자식들이 멀쩡히 살아있는데도 외롭게, 경제적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노인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데도 노인들은 “내가 아픈데 오죽하면 안 오겠습니까.” “내가 무능한 탓에 제대로 교육을 못 시켜서 고생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파요.”라며 자식 감싸기에 급급하답니다. 심지어 요양원 노인들 가운데 나라에서 주는 용돈을 모아 자식이나 손자에게 주는 노인들도 아주 많다고 합니다.

부모의 자식 사랑은 어쩌면 본능에 가깝습니다. 늘 자식에게만 온통 신경을 빼앗기고 있으니 부모를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입니다. 자식의 뿌리는 부모인데, 뿌리는 생각하지 않고 가지와 잎에만 물을 주는 형국입니다. 부모를 잘 모셔야 자손이 번영하고,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어리석음을 어떻게 깨우쳐줄까, 부처님께서도 고민한 흔적이 많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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