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본심경과 광본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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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본심경과 광본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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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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般若心經에 대하여

  반야심경은 반야법문의 결정적 핵심경전으로서 그 내용은 깊고 넓다. 이 짤막한 경전에 심오하고 광대한 법문을 담은 것은 그만큼 경전내용에 많은 법문을 수용하고 있음을 말한다.

  一. 범본심경의 광략본(廣略本)

  당(唐) 현장(玄奘) (六0二~六六四)은 당시의 한역경전에 오역이 많음을 느끼고 이를 바로잡고 싶은 일념에 불타고 있었다. 서기 六二九년 드디어 그는 천축국(天竺國)을 향해 구법의 길에 올랐다. 익주(益州) 공혜사(空恵寺)에 이르러 병든 노승을 한분 만났는데 그는 천축에 가는 길의 험난함을 알려 준다. 그리고는 자기에겐 「삼세제불의 심요(心要)법문이 있으니 이것을 수지하면 다녀올 수 있으리라」고 한다. 노승이 현장에게 구수(口授)한 경은 산스크리트말(梵語)로된 반야심경이었다.

  길을 모르거나 장애가 있을 때마다 현장은 노승이 전해 준 범본심경(梵本心經)을 四九번씩 외웠다. 길을 가리켜주는 사람이 나타나고 장애가 저절로 열렸다. 그리하여 무사히 천축 마가다(磨竭陀)국 나란타사(那爛陀寺)에 이를 수가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곳 경장(經藏)에서 일찍이 공해사에서 범본심경을 구수해 주고는 이튿날 온데 간데 없었던 그 노승을 발견하였다. 현장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노승도 흔연히 반기면서 「이곳에 무사히 도착한 것은 네가 수지한 삼세제불의 심요법문 때문이라. 내가 바로 관음보살이니라」는 말을 한다. 그리고는 하늘 높이 소소히 사라지는 것이다. 一九세기 초 서역 돈황(燉煌)에서 많은 옛 문헌이 발견되어 현재 대영(大英) 박물관에 소장중이다. 그 속에는 「산스크리트」말로 된 반야심경을 한자로 음역하고 매 낱말아래 뜻을 각주해 놓은 문헌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이 음역본에는 다음과 같은 부제(副題)가 붙어 있다. 「관자재보살이 현장에게 친히 교수하신 범본으로서 윤색(潤色)하지 않았노라」

  현장이 노승에게 전수한 범본심경과 신수대장경 권八에 「범본 반야바라밀다심경(梵本般若波羅密多心經」이라는 이름으로 수록된 이 돈황본이 동일한 것인가는 확언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장이 번역한 한역(漢譯)심경과 대조해 볼 때, 중복된 부분[오식(誤植)인 듯]을 제외학는 거의 일치하고 있다. 피차에 약간의 자구(字句) 출입이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 언급코저 한다.

  심경의 「산스크리트 텍스트」로는 이 음역본 외에 일본 법륭사(法隆寺)에서 발견된 것이 있다. 이것은 종려(棕櫚) 나뭇잎에 실담자(悉曇字)로 서사한 소위 패엽경(貝葉經)으로서 서기 六0九년에 중국에서 건래된 것이라고 한다. 지상에 보존된 세계 최고(最古)의 고대 인도사본(印度寫本)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 법륭사본은 그 뒤에 가끔 서사되어 현재 六종의 사본이 전해지고 있으며, 그 중에서 일본의 자운(慈雲)존자가 서기 一九八三년에 목판(木板)에 새긴 것은 유명하다.

  일본에는 이 법륭사본 계통외에 다시「징인본(澄仁本)」이라는 범본이 전해지고 있다. 이것은 최징(最澄)과 원인(圓仁)이 중국에서 전래 했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이 징인본 또한 여러 번 전사(轉寫)되어 현재 약九종의 사본이 헤아려진다.

  반야심경의 범본은 대개 이상 소개한 음역본·징인본을 가리키는데 이들을 상호대조해보면 대체로 일치한다. 그러나 세부에 들어가서는 피차에 자구출입이 심하다. 따라서 여러 사본을 종합해서 표준적인 「텍스트」를 마련할 필요가 생긴다. 현대 학자들이 제 나름대로 교정본(校訂本)을 내놓고 있음은 이 때문이다. 그런 교정본 중에서 요즘 우리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는 일본의 中村元박사가 낸 것과(岩波文庫) 영국의 「에드워드 콘즈」박사가 출판한 것(Wisdom Book)을 들 수가 있을 것이다.

  경에는 「여시아문(如是我聞)」으로 시작되는 서분(序分과 「환희봉행(歡喜奉行)」으로 끝나는 유통분(流通分)이 갖추어 있음이 보통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살펴온 심경에는 그런 서분과 유통분이 없고 소위 정종분(正宗分)만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심경의 현존 범본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것에는 서분과 유통분을 정연하게 갖춘 것도 있다. 그래서 이런 범본을 정종분만 있는 것과 구별해서 광본(廣本) 또는 대본(大本) 「텍스트」라고 말하고 후자를 약본(略本) 또는 소본(小本)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광본심경의 범어원전은 현재 두 종류가 전해지고 있다. 하나는 일본의 대화(大和) 장곡사(長谷寺)에 전해진 것으로서, 일본 홍법(弘法)대사의 제자 혜운(慧運)이 서기 八三八년에 입당(入唐)하여 갖고 온 것이라고 한다. 다른 하나는 중국에서 발견된 다본인데 많은 오류를 포함하고 있지만 중요한 참고거리를 제공해 주는 자료이다.

  범본에 이렇게 광략 2본이 있는 것처럼 한역본(漢譯本)에도 광략 2본이 있다. 신수대장경 권八에 수록되어 있는 八종의 심경중에서 나습역(羅什譯)(四0二~四一三년경 역), 법월역(法月譯)(七三八), 지혜륜역(智慧輪譯), 법장역(法藏譯), 시호역(施護譯)은 광본에 해당된다. 우리들이 지송하는 심경은 이 중에서 현장역의 소본임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다.

  소본심경에 의하면, 석존이 관자재보살을 예로 들어 사리불에게 반야사상을 설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대본에 의하면 석존은 왕사성(王舍城) 영취산(靈鷲山)에서 「심오한 깨달아듦」이라는 삼매에 들고 그러한 삼매 속에 관자재보살이 예날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때 사리자가 부처님의 힘을 빌어 관자재보살께 보살이 행할 바를 묻고, 이 물음에 대해 관자재보살이 소본심경과 같은 내용의 답변을 해 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설법주는 석존의 삼매를 통한 관자재보살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심경은 일종의 관음계통의 경전이라고 말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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