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만나던 때
내가 군인이라서 그런지 그 허구많은 부처님 가르침 중에서도 자기 몸을 버려서 중생을 이롭게 하고, 세세생생 자기 몸을 바쳐 이 땅을 불국토로 만든다는 보살도에 대하여 유다른 깊은 감동을 받는다. 내 몸하나 안전하게 보존하고 내 몸 하나 불편없이 살겠다는 생각에는 묘하게도 나에게는 어떤 죄악감마저 연상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원래 개인이란 게 별것이 아니어서 개인은 국가 속의 개인이고 사회 속의 개인이기 때문에 사회와 개인은 나눌 수 없고 국가를 떠나 개인의 안정은 생각할 수 없는 것인데 그런데도 나에게는 왠일인지 자기 희생을 통한 대의에의 봉사에 사뭇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농촌에 있어보면 흔히 물가에 숫돌을 볼 수 있다. 이 숫돌은 온 동리사람들이 날이면 날마다 찾아와 갈아댄다. 낫도 갈고 칼도 갈고 그 종류가 가지가지다. 그래서 숫돌은 가운데가 움푹 패이기도 하고, 하옇든 나날이 닳아가기만 한다. 한편 동네 사람들은 칼이나 낫을 갈아들고는 만족스럽게 제 일자리로 찾아간다. 숫돌은 닳고 칼은 번쩍이고 사람들은 부산하게 일의 능률을 올리는 것이다. 나는 숫돌을 볼 때마다 「너는 숫돌의 희생정신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 느낌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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