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구하려 집을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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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구하려 집을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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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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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의 운수시절

  이 글은 正山노사의 출가운수 시절의 종횡담이다.-文責 記者

  1. 나의 성장기

  내 나이 벌써 七九세, 생각해 보면 얼마 안 산 것 같은데 햇수로는 많이도 살았다. 산에 깃들은지도 五六년이 되는가 한다. 지금 내가 오늘 죽던, 내일 죽던, 한강의 물거품 하나 꺼진 것처럼 천지가 관심할 바 아닌 처지로 이 한 귀퉁이에 칩거할망정 내 인생을 돌이켜보아 정말 추호도 후회는 없다.

  나는 어떤 인연인지, 불법을 인연하여 산중에 살라고 권한 사람보다는 오히려 세간에 살며 의학을 하라는 권고는 많이도 받았다. 어떻게 된 것인지 관상가마다 의학을 배우라 한다. 그러면 틀림없이 명의가 되고 대방가가 된다고 한다. 몇 차례 권해도 안 들을라 치면 <두고 보시오. 뒷날 후회할거요.> 몇 번이나 그랬었다. 그래도 나는 어떤 인연인지 불법으로 기울어졌고 명의도, 대방가도 못되고 뒷방 늙은이가 됐지만 후회는 없다.

  하긴 내가 권에 못 이겨 잠시 의학공부를 한 적이 있다. 선생님에게서 한학을 배우면서 통감(痛鑑)·사략(史略)·소학·논어·맹자·중용·대학·시전 등 얼마간 경서라도 배웠다고 하였을 때 잠시 의학문을 기웃거린 적도 있었다. 처음에, 의학을 배우면 대성한다고 할 때에는 고리 타분하게 방안에 들어앉아 약상자 앞에서 저울질하고 있는 꼴이 따분해 보여서 물리쳤었는데, 그때는 좀 사정이 달랐었다. 소학(小學)에 부모님을 모시는 사람은 급할 때 병 구환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하는 것으로 배웠기 때문에 어른을 모신 도리에서 좀 배워보겠다고 생각했었다.

  내가 태어나 성장한 곳은 전북 정읍(井邑)인데 이웃골에서 약을 걸고 있는 고약국을 찾아가 공부를 했다. 고씨는 의료경력이 많은 분은 아니었으나 재주가 비상하였고 그의 장인이 명의여서 의술을 쉽게 달통하고 있었다. 나는 거기 가서 우선 의학입문 二0권을 배우기 시작하였다. 얼마 안가서 약성가(한약의 성분과 효능을 밝힌 학문) 五권을 다 외웠고 상한부(병의 원인을 살피는 학문) 三권을 모두 외웠다. 그런데 그 무렵 마음에 꺼리기는 것이 생겼다. 그것이 나로 하여금 의학공부를 중단시키고 불법으로 마음을 굳히게 된 한 조연도 되었던 것이다.

  2. 의학과 인연을 청산하다.

  의학입문 서문에 이런 대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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