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부처님과 복, 업보, 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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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부처님과 복, 업보, 참회
  • 현안 스님
  • 승인 2022.07.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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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의 선과 정토 이야기(51)]
석조 약사불좌상, 통일신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약사불법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가져오신 주요 불법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약사부처님은 재앙을 멸하고 수명을 연장해주시는 부처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약사부처님은 사실 우리와 같은 사바세계의 중생과 큰 인연이 있으십니다. 그래서 약사부처님은 부처님이 되기 전 12가지 큰 서원을 세우셨습니다.

약사부처님께서 세우신 첫 서원은 유리광으로 셀 수 없는 법계를 빛으로 비춰서 밝게 하는 겁니다. 그래서 누구든 약사부처님처럼 부처가 되게 해주는 겁니다.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약사부처님께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동방 정토에서 빛을 발하고 계십니다. 그렇게 우리에게 복을 주고 계십니다. 그렇기에 우리도 그분처럼 부처가 될 수 있는 복을 가질 수 있는 겁니다. 불교는 평등주의입니다. 부처님들께서는 우리도 그분들처럼 되길 원하십니다.

둘째로 약사부처님은 유리광으로 유정의 마음을 일깨웁니다. 약사부처님의 첫 번째 서원과 두 번째 서원은 무엇이 우선인지 명확히 보여줍니다. 불교에서 정말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약사부처님께서는 우리에게 빛을 발하시어 우리가 지혜를 열도록 돕습니다. 우리 마음의 어두운 구석을 비춰서 우리가 더 명확히 볼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건 불교에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여러분이 괴로워하는 이유는 이해하지 못해서 잘못된 결정들을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잘못된 업을 지으면 그 업에 대한 과보를 겪어야만 하는 겁니다. 그때 우리는 괴로워야 합니다.

세 번째로 약사부처님은 중생이 물질적으로 필요하고 요구하는 건 무엇이든 주십니다. 직설적으로 말해봅시다. 우리가 수행하는 이유는 수행으로부터 무언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우리가 물질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갖추지 않고는 수행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약사부처님께서 우리가 약사불법을 수행하면 물질적으로 필요한 게 충분할 것이라고 말씀하신 겁니다.

네 번째로 약사부처님은 잘못된 견해를 바로잡고 중생을 고무해 보살도로 향하게 해주십니다. 우리 모두에겐 잘못된 믿음들이 있습니다. 약사부처님께서는 그런 견해들을 바로 잡고, 소멸시켜서 우리가 바른 방향을 갖도록, 즉 우리가 불과로 가는 길에 오르게끔 도와주실 겁니다. 우리는 보통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우리들은 잘못된 견해로 인해서 잘못된 방향에 들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든 얼마나 오래 노력하든 상관없이 계속해서 잘못된 방향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선지식을 구하는 게 그래서 중요합니다. 대승에서는 늘 선지식은 친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선지식은 우리 스스로 볼 수 없는 잘못된 견해를 바로 잡고 치료하게끔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승에서는 늘 선지식을 친근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잘못된 견해는 사실 매우 미묘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당연히 여기는 것들, 우리가 의문을 품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기반에 대해서 의문을 품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런 여러분의 기반이 되는, 당연하다고 여기는 믿음들 속에 잘못된 견해가 있는 것입니다.

선지식을 찾을 수 있다면 그런 문제를 더 빨리 효과적으로 극복하면서 수행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더 근본적인 질문도 해봐야 합니다. 우리가 수행하는 이유가 뭔가요? 여러분이 수행으로 더 빨리 목적지에 가면 괴로움을 덜 겪습니다. 여러분에게 복이 충분하다면, 거기 빨리 가서 모든 괴로움을 끝내는 겁니다. 복이 없으면 괴로움을 겪습니다. 병이 들고, 가난합니다. 비참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모든 일은 우리가 복이 충분치 못해서 여전히 업보에 종속되기 때문입니다.

약사부처님께 절하십시오. 그러면 거기서 얼마나 많은 복을 짓는지 아시나요? 약사부처님께서는 여러분에게 수많은 좋은 걸 제공해 주신다고 했습니다. 필요한 걸 얻을 수 있습니다. 그 복이 얼마나 큰지 우린 상상조차 하지 못합니다. 그 복이 어디로 가나요? 여러분의 아뢰야식 속에 저장됩니다. 아무도 여러분으로부터 빼앗아 갈 수 없습니다. 아무도 건드릴 수 없습니다. 바로 거기에 여러분이 저축해 놓는 겁니다. 그리고 그 복은 발현될 기회를 기다리는 겁니다. 마치 여러분의 은행 계좌 속에 돈이 있는 것과 같은 겁니다. 여러분이 쓸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돈을 쓰고 싶은, 어떤 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마땅히 느끼는 것을 기다리는 겁니다. 여러분의 복이 그렇습니다. 시간문제입니다. 여러분에게 적절한 연이 일어나면 그 복을 쓰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 한 가지 다른 문제가 결부됩니다. 그건 바로 여러분이 업보로 인해서 그 발현이 막히는 겁니다. 복이 있을 수 있어도, 그걸 쓸 수 없는 겁니다. 여러분이 은행에 많은 돈을 가지고 있어도, 그걸 인출하기 위해서 은행에 가는데 그 길이 막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지진이 일어나거나 쓰나미가 생깁니다. 그럼 여러분은 은행에 갈 수 없는 겁니다. 그러므로 참회를 배워야 합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부유해지고, 좋은 집을 사고, 아름다운 차를 몰고, 좋은 옷을 입는 겁니다. 아이들도 좋은 학교에 다닙니다. 그런 게 모두 여러분의 복입니다.

참고: 영화 스님의 법문 ‘잘못된 견해를 바로 잡는 것(Correcting wrong views)’, 2013년 11월 3일.

 

현안賢安 스님
2012년부터 영화 선사(永化 禪師)를 스승으로 선과 대승법을 수행했으며, 2015년부터 미국에서 명상을 지도했다. 미국 위산사에서 출가 후 스승의 지침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분당 보라선원(寶螺禪院)에서 정진하며, 불교 명상반을 지도하고 있다. 국내 저서로 『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어의운하, 2021)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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