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쿡의 선과 정토] 약사부처님의 십이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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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의 선과 정토] 약사부처님의 십이대원
  • 현안 스님
  • 승인 2022.01.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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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의 선과 정토 이야기(28)]
Medicine Master Buddha's Twelve Great Vows
보물 <'회암사'명 약사여래삼존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가운데 약사불과 그의 두 협시보살. 삼족오(三足烏)가 그려진 보관을 쓴 보살은 태양처럼 빛나는 지혜로 중생을 교화한다는 일광보살(좌)이고, 절구 찧는 토끼가 그려진 보관을 쓴 보살은 달처럼 청정한 덕을 갖추었다는 월광보살이다.

약사부처님이 계신 약사전에 가면, 늘 바로 옆에는 두 보살님들이 함께 있습니다. 이분들은 누구일까요? 바로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입니다. 약사부처님과 이 두 보살님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랜 옛날 이 세상에 나타난 부처님이 계셨습니다. 그의 이름은 전광여래(電光如来, Lightening Light Thus Come One)로, 당시 그는 법을 가르치던 브라흐만이었고, 그에겐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전광여래는 이 세상에 너무 많은 고통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고통에서 해방돼야겠다는 보리심을 일으키고 부처가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특히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하겠다는 서원을 세웠고, 두 아들도 그를 따르게 됐습니다. 이들은 수행해서 브라흐만은 유리광(琉璃光)의 약사부처님이, 두 아들은 월광보살마하살과 일광보살마하살이 됐습니다.

왜 이 둘은 월광(月光)과 일광(日光)이란 이름을 골랐을까요? 왜냐하면 이들은 지혜의 빛을 써서 중생의 삶과 마음에 있는 모든 어둠을 비추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약사부처님은 세상의 동쪽에 서방극락정토만큼 장엄한 ‘정유리세계(淨瑠璃世界)’, 즉 청정한 유리(Lapiz lazli, 금빛의 작은 점이 여러 군데 있고 야청빛이 나는 광물)의 불국토를 만들었습니다. 그곳은 서방극락정토보다 훨씬 더 멀리 떨어져 있는 곳으로, 거기 도달하는 것은 서방극락정토에서 왕생을 얻기보다도 훨씬 더 어렵습니다.

약사부처님은 12개의 큰 서원을 세워 수행했습니다. 서원은 대승의 법입니다. 열 가지 바라밀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대승에서는 깨닫기 위해서 6개 또는 10개의 바라밀 수행을 합니다. 서원의 바라밀 수행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중국의 성인들이 말하길, 서원이 없이 수행하는 것은 마치 채찍질 하지 않는 버펄로(물소)와 같다고 했습니다. 채찍이 없으면 버펄로는 가고 싶은 데로 가고, 하고 싶은 대로 합니다. 여기서 버펄로는 우리 내면의 에너지를 뜻합니다. 우리 내면의 에너지는 강렬하기에 서원의 힘, 즉 원력을 써서 방향을 잡아주지 않으면 낭비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끊임없이 윤회의 바퀴에서 방황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불가사의한 힘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서원의 힘이 있으면 세세생생 옳은 방향으로 인도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대승의 가르침입니다. 대승의 수행은 세세생생 이뤄집니다. 그래서 약사부처님도 수행의 길에서 열두 개의 위대한 서원을 세웠습니다. 각 서원에서 약사부처님은 ‘각 서원 하나하나가 모두 다 이루어지기 전까지 부처가 되지 않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대승을 수행하는 자는 모두 이렇게 서원을 세웁니다. 대승에서는 서원의 힘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러분의 서원이 크면 클수록 여러분의 깨달음도 더 커집니다. 그리고 더 빨라집니다. 예를 들어 약사부처님은 우리의 모든 질병에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약왕이라고 불렸습니다. 약사부처님이 세운 서원 12개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약사부처님의 십이대원

약사부처님의 첫 번째, 두 번째 서원은 그가 부처가 될 때 몸이 반투명하게 되어, 안팎으로 빛을 발하고, 그 빛이 우리 모두를 비춰서 치유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더 빨리 부처님이 될 수 있도록 말이죠. 우리는 먼저 몸과 마음의 질병과 문제가 해결돼야 수행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셋째 서원은 우리가 현생에서 필요한 어떤 물건이라도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넷째는 삿된 견해를 가진 경우 마음을 바른길로 돌이켜서, 보리의 길로 가겠다는 것, 다섯째는 계율을 지키는 자가 이를 어길 시 청정을 복구해주는 것입니다. 이는 비구나 비구니가 참회할 수 없는 계율을 어긴 경우도 포함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약사부처님의 명호를 최고로 간절하게 염불하면, 청정을 복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섯째는 불구로 태어났거나 육체적인 고통이 있는 중생을 치유하는 겁니다. 

일곱째는 온갖 가난과 병고를 소멸하는 겁니다.

여덟째, 남자가 되고 싶거나, 남자로 태어나길 원하는 여자는 이를 이룰 수 있다는 겁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약사부처님은 성별을 분별하시지 않습니다.

아홉째는 정신적인 번뇌와 환상에 대해서 돕는 것입니다. 정신적인 문제는 가장 흔한 불안증, 우울증 외에도 수면 장애, 분노, 조울, 조현 등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보통 이런 정신적 질환은 평생에 걸쳐 나타나지만, 우리 스스로 이런 문제를 떨쳐내기 어렵습니다.  

열 번째는 억압을 풀어주는 것입니다.

열한 번째는 배고픔과 목마름을 겪는 이들을 위한 것이고, 열두 번째는 가난하고 추위와 병충해로부터 괴로운 자들에게 옷을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열두 가지가 약사부처님의 대서원입니다. 그가 얼마나 자비로운지 보십시오. 약사부처님이 배고픔과 목마른 자에게 괴로움을 해소해 주겠다, 라고 말할 땐 모든 이를 돕는다고 한 겁니다. 그렇기에 이를 대서원이라고 부릅니다. 그의 자비로운 마음은 그렇게 광대합니다. 이런 부처님의 위대한 서원을 들으면 우리 마음도 좀 더 넓힐 수 있을 것입니다.

 

현안(賢安, XianAn) 스님

미국에서 영화 선사(永化 禪師, Master YongHua)를 만나 참선을 접한 후 정진해왔으며, 2015년부터는 ‘공원에서의 참선(Chan Meditation in the Park)’이라는 모임을 캘리포니아 지역을 중심으로 이끌었다. 그후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사업을 정리하고 미국 위산사(潙山寺, Wei Mountain Temple)에서 그를 은사로 출가했다. 2020년 한국으로 돌아와 청주 보산사를 거쳐 현재 분당 보라선원(寶螺禪院, Jeweled Conch Seon Center)의 개원을 도우며, 정진 중이다. 현재 문화일보, 불광미디어, 미주현대불교 등에서 활발히 집필하며, BBS불교방송 라디오에서도 활동 중이다. 국내 저서로 『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어의운하, 2021)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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