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에서 주목한 무형유산으로서 가치 조명

해마다 부처님오신날이면 수십만 인파가 등에 불을 밝힌다. 등 하나에 자신의 마음을, 등 하나에 인류의 행복을 빌고 빈다. 그 마음은 오색찬란한 빛으로 밤을 밝힌다. 신라 때부터 그랬다. 천년을 이어온 빛이다. 2020년 세계는 그 빛에 주목했다. 유네스코가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새겼다. 연등회(燃燈會)다. 등재 1주년인 2021년, 코로나19로 대폭 축소했지만 치유와 희망의 등을 밝혔다. 천년 넘게 이어온 빛의 연대기, 그 위대한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불광미디어(대표 류지호)의 불교 전문교양지 월간 「불광」 6월호(통권 560호)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주년을 맞은 연등회를 다뤘다. 연등회가 걸어온 여정을 조명하고 앞으로 걸어야 할 방향을 제안했다. 특히 흥미로운 글과 다이나믹한 사진으로 유네스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연등회를 등재할 수밖에 없었던 가치와 이유에 대한 증명을 시도했다. ‘원 테마’ 중심 잡지로 리뉴얼한 월간 「불광」의 여섯 번째 원 테마 ‘인류의 유산 연등회’다.
이번 특집은 백장암, 불일암, 봉암사 등 산사의 연등 풍경으로 문을 열었다. 과거 이야기보다 현재 현황과 연등회 구성을 알 수 있는 글로 연등회의 이해를 돕는 글에서부터 유네스코가 주목한 연등회의 가치를 하나하나 풀어나갔다. ‘가난한 여인의 등’으로 시작된 빛의 연대기, 천년 이상의 역사에도 지금 여기에서 가장 역동적인 축제가 된 ‘오래된 젊은 축제’로서 연등회, 사회가 어려울 때마다 응집시키고, 인종·국적·종교를 뛰어넘는 연등회의 포용성을 실었다.

유네스코가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결정문에서 특별히 언급한 연등회보존위원회의 역할도 조명했다. 법등(法燈)이 꺼지지 않도록 연구, 교육, 보존, 세대 전승 등 많은 역할을 하는 연등회보존위원회의 태동부터 현재 역할까지 조망할 수 있다. 여기에 연등회의 진짜 주인공인 참가자들의 연등회 참관기, 전통등과 연희가 더해진 연등회의 음악적 요소 분석과 제언, 연등회 행렬에 동참하는 전통등의 역사와 복원 그리고 창의적인 등의 모습들을 담았다. 코로나19로 축소됐지만,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2021년 연등회를 소개했다. 깊이 있는 글은 물론 다채로운 등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특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월간 「불광」이 수록한 연재는 여전히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붓다의 인생상담’에서는 해탈에 이르려는 싯다르타의 모습에 두려움을 느껴 갖가지 방해에 나서는 마왕의 이야기에서 ‘미워할 자유’를 읽을 수 있다. ‘트랜스휴머니즘과 불국정토’에서는 인지적 향상으로 인간을 무지로부터 해방할 수 있다는 믿는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의 견해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인공지능 넘어 영성으로’에서는 인공지능이 출세간(영성세계)로 나아갈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글쓰기 컨설팅 전문업체 대표는 글쓰기 제자가 스승이 되고 스승이 가르침을 받는 인연을 재미있게 풀었으며, 더위에 열 식혀줄 얼큰한 맛 감자탕 레시피는 ‘건강한 혼밥 한 그릇’에서 만날 수 있다. 화제의 연재 ‘길이 감춘 암자’는 청매 조사의 푸른 기운이 서린 지리산 도솔암에서 정진 중인 혜암 스님의 손상좌 적능 스님을 만났다. 적능 스님의 살림살이와 도솔암의 연등과 은하수를 포착한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달 ‘불광초대석’에서 부산지역 불교대학에 신바람을 불러일으킨 여여선원 여래불교대학 학장 효산 스님에게 비결과 출가 이야기를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