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기독교가 만나 구원을 논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정경포럼(이사장 김미자)는 3월 16일 오후 1시 안동시민회관 낙동홀에서 ‘구원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제2회 정경포럼을 연다. 이번 포럼에는 저술과 강연 등 오랫동안 종교 간 대화와 평화 운동에 매진한 비교종교학자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학 명예교수가 기조강연자로 초청됐다.
오강남 교수는 ’심층 종교의 선상에서 보는 불교와 그리스도교의 대화‘를, 오경 스님은 ’종교 간 대화의 필요성 그리고 불교의 세계관과 구원론‘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다. 이어 성해영 종교학과 교수가 ’탈종교 시대와 종교 간 대화: ‘구원’과 ‘수행’ 개념을 중심으로‘를, 조성택 마인드랩 이사장이 ’기독교와의 대화로 열린 새로운 불교의 지평‘을, 정경일 성공회대 신학연구원 연구교수가 ’보리수와 십자가: 고통의 한 대지 위에 서 잇는 구원의 두 나무‘를 주제로 발제한다. 발제자 가운데 성해영 교수는 종교 간 화합과 이해를 위한 종교문해력 총서 『내 안의 엑스터시를 찾아서』를, 정경일 교수는 『지금 우리에게 예수는 누구인가?』를 최근 출간하기도 했다.
모든 발표가 끝난 후 강윤정 안동대 교수, 안광덕 용계교회 담임목사, 최성달 작가, 조정현 한국국학진흥원 전 연구위원, 박지영 동의대 교수, 이주향 수원대 교수가 토론에 참여한다. 저녁 7시부터는 발표자와 토론자, 참석자가 모여 종교 간 심층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다.
불교와 기독교의 만남을 큰 주제로 구원을 논하는 이번 포럼에 종교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현봉 스님은 “기독교와 불교는 서양과 동양을 대표하는 인류의 정신적 유산”이라며 “양대 종교가 자기 틀에 갇혀서 자기 것만 고집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서로 만나 탁마하고 소통함으로써 함께 성장하고 향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종교와의 대화는 자기를 성철하면서 또 이웃들의 생각을 좀 더 깊이 이해하며 서로를 존중하고 화합하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계종 16교구본사 고운사 주지 등운 스님도 “인류의 영원한 관심사인 구원이라는 거대담론을 두고 깊이 있는 토론을 이끌어내어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안동시와 경안대학원대학 등 지역 사회의 기대도 남다르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기독교와 불교계 그리고 비교종교론 관련 석학들이 한자리에서 구원이라는 인류의 가장 오래되고 무거운 화두를 토론한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며 “인류의 탄생 이래 구원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적 관심사였다. 구원이란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뜻의 다른 말이며, 모두가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이야말로 구원으로 가는 바른 길이라는 확신을 가져본다”고 말했다. 기독교 신자인 박성원 경안대학원대학 총장은 “인간이 만드는 기계는 엄청 스마트해지고 있지만, 인간 자신은 더 탐욕의 덩어리가 되어가고 있고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다”며 “고통의 시작인 탐욕과 죄를 극복하는 길을 구원이라는 종교적 담론과 화두의 차원을 넘어 인간 모숨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길 기대한다”고 이번 포럼을 반겼다.
정경포럼은 안동 보경사 오경 스님의 불교경전 공부모임 정해학당과 관음사 원경 스님의 원경학당이 2022년 결성한 포럼이다. 제2회 정경포럼은 정경포럼을 비롯해 마인드랩(이사장 조성택), BBS 불교방송, 새사회전략정책연구원이 공동주최하며 관음사와 보경사에서 후원한다.
김미자 정경포럼 이사장은 “과학과 불교의 만남이라는 1회 정경포럼에 이어 종교 분야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구원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전개한다”며 “지구상에 무수한 종교가 존재하고 많은 이들이 서로 다른 종교를 믿으며 살아간다고 해도, 사랑이든 자비든 우리의 이웃을 위해 공통의 가치는 늘 존재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