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만 있다면 할 수 없는 일이 없습니다. 안 그런가요? 사실 잘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 잘 나아갈 때에는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도 훨씬 수월합니다. 하지만 인생을 살다 보면 어려운 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직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고, 가족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란 쉽지 않습니다. 특히 그런 스트레스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라면 더욱 마음을 한 곳에 모으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을 때 해야만 하는 일이 좋든 싫든 꾸준함과 성실함은 필수입니다. 그런데 작심삼일이 되기가 쉽습니다. 마음에 걸리거나 성가신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때 우리는 명상의 힘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명상은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정신 처리과정을 줄이는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사방으로 떠돌아다니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시동을 걸고 페달을 밟아야 하지만, 정차하고 있을 때에 계속 엔진이 돌아가도록 방치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우리는 대부분 마음이 계속 돌아가도록 방치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생각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도 자각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어떤 명상법이든 우리의 마음을 한 곳에 고정시킬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마음 챙김에서는 설거지할 때에는 마음을 모으고, 책을 읽을 때 독서에 마음을 모으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음료수를 마실 때 그 음료수의 맛에 집중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런 방법들은 너무 약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진정으로 마음의 힘이 필요한 때는 보통 우리의 마음이 힘들고 불편하고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때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성취를 하려면 공부가 잘 안되는 환경과 조건에서도 계속 해야만 합니다.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동료 때문에 승진의 기회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건강이 최상이 아닐 때에도 해야하는 일을 계속 해내야만 합니다. 그럴 때 마음의 힘이 더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의 명상도 불편한 조건에서 훈련해야 합니다.
그렇게 마음을 오직 한 생각에 고정시킬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합니다. 열심히 수련해서 마음을 단 한 생각에 고정시킬 수 있을 때 우리는 마침내 "삼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명상 수행은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것들이 식상하고 별로인 듯하지만 사실 거기엔 많은 지혜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마음을 한 곳에 모으는 방법들을 많이 접해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수년 전 절수행이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종교를 막론하고 많은 이들이 절수행을 시도해보고, 상당히 많은 이점을 경험했다고 말합니다. 절을 반복적으로 계속하다 보면 잡념이 떨어지고 절하는 동작에만 집중합니다. 그것도 명상입니다. 그리고 한국 불교의 가장 대표적인 명상법으로 화두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 전문적인 수행법은 우리를 더 빨리, 더 멀리 데려다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늘 결가부좌 자세로 명상을 시작해볼 것을 권장합니다. 이렇게 어떤 방법이든 우리의 마음을 한 곳에 고정하는 것이 바로 "선"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명상하는 목적이기도 합니다.
현안(賢安, XianAn) 스님
2012년부터 영화 선사(永化 禪師)를 스승으로 선과 대승법을 수행했으며, 2015년부터 미국에서 명상을 지도했다. 미국 위산사에서 출가 후 스승의 지침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분당 보라선원(寶螺禪院)에서 정진 중이다. 국내 저서로 『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어의운하, 2021)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