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화) ~ 27일(일), 서울 류가헌
윤길중 사진작가의 '큰법당'전이 열린다. 강화도에서 제주까지 260여개의 사찰을 다니며 절의 중심에 있는 건물, 큰법당을 사진에 담았다.
윤 사진작가는 못 하나 사용하지 않고 초석부터 지붕까지 자연미를 살려서 지은 큰 법당들이 선조들의 미감과 지혜가 응축되어 있는 공간으로 보았다. 그러나 큰 법당들이 목조양식이라 보존이 어려운데다 화재로 소실되기도 하고 세월의 풍파로 건물들을 해체 보수하면서 원형을 조금씩 잃어가는 곳들을 보면서, 현시점에서 그 건물들의 초상을 기록해 두어야 한다는 마음을 품고서 작업에 임했다.
역사를 공부하고 원형이 잘 유지된 사찰들을 선정한 시간들을 제외하고도, 물리적 시간만 4년 여가 걸렸다. 강화도에서 제주까지 260여 개 사찰을 다녔으며, 인파가 몰리는 때를 피하고 추운 겨울이나 궂은 날, 처마 밑에 그림자가 지지 않는 특정한 시간대만을 골라서 작업했다. 그렇게 피해서 가도 현수막이나 연등이 장해가 되어 발걸음을 되돌렸으니, 오고간 횟수는 기록한 사찰의 수를 훨씬 상회한다.
촬영 이후에는 건물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게 주변부를 포토샵으로 지우고 인화했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사진가 윤길중이 사진이라는 매체로, 즉 오로지 그 자신의 심미안과 사진기술의 공법으로 축조한 우리 땅의 ‘큰 법당’들을 만나볼 수 있다.
5월 8일(화)부터 27일(일)까지. 서울 류가헌 전시1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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