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철 스님이 한시에서 길어올린 ‘혼자라도 걱정 않는 삶’을 사는 법
상태바
원철 스님이 한시에서 길어올린 ‘혼자라도 걱정 않는 삶’을 사는 법
  • 불광미디어
  • 승인 2024.01.31 1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전문학’을 좋아하던 대학생이었던 시절, ‘한국 한문학의 이해’라는 듣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질 것 같은 이름의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공부한 내용은 이제 거의 잊어버렸지만, 학기말 시험을 앞두고 교수님께서 해주신 어떤 선배님의 이야기는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한 학기 동안 열심히 수업을 들었지만 답안을 완벽하게 채우지는 못했던 그 선배님은 답안지 마지막에 본인이 좋아하게 된 한시 한 구절을 남기며 한 학기 수업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는데, 그게 몇 년이 지나도 잊혀지질 않는다고 하셨지요. 지식의 축적을 넘어 한문학, 그리고 한시의 감성을 좋아하게 된 것이니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을까요?

한 학기의 수업 후 한시의 매력에 빠졌던 그 선배님처럼, 한시는 어려운 무언가가 아닙니다. 들여다보면 변치 않을 의지와 절개를 담아 나 역시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하는 시도 있지만, 설레는 첫사랑의 순간도 있고, 나도 모르게 웃음 짓게 하는 익살스러운 광경이 녹아 있기도 합니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한문’이라는 압축적인 글로 되어 있다는 점이지요. 그래서 한시에 대한 우리말 번역만으로는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음미할 수 없습니다. 그 시를 지은 저자의 삶과 가치관, 역사적 상황 등 살필 것이 많지요. 이는 곧 한 편의 시 속에는 한 사람과 한 시대의 가르침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것도 됩니다. 단순히 ‘글’만 보면 안 되는 까닭입니다.

 

원철 스님
원철 스님

 

원철 스님이 우리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한시를 소재로 한 글이지만, 그 속에 있는 것은 한시를 분석하고 번역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한시 속에 숨겨진 가치를 에둘러 짚어주지요. 사소하게 여기고 지나친 익숙한 것들에 내가 몰랐던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것, ‘함께한다’는 것에는 어떤 조건도 필요없으며 예상치 못했던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것,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살아가면서도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중심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 등…. 스님은 우리 스스로 그 답을 알아낼 수 있도록 넌지시 알려줍니다. 이를 통해 세상과 떨어져 혼자라고 느껴질 때에도 두려움 없이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