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서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 국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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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서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 국보 됐다
  • 최호승
  • 승인 2022.10.2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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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상(사진 왼쪽)과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상(사진 오른쪽), 문화재청 제공
국보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상(사진 왼쪽)과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상(사진 오른쪽), 문화재청 제공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 2점이 국보로 지정됐다. 또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법화현론 권3~4』 등 조선 시대 불화와 전적 등 7건이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10월 26일 “신라 시대 목조불상인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과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을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국보가 된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은 2012년 보물로 지정되면서 이미 국가지정문화재로서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았다.

문화재청은 조각 양식과 지정조사 과정에서 실시한 과학적 조사를 토대로 두 불상의 조성 시기를 통일신라 9세기 후반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인사의 창건 시기인 802년에 견주어 볼 때, 법보전 및 대적광전 비로자나불상의 조성 시기를 해인사 창건과 머지않은 시점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때문에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으로서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작품 완성도 측면에서 조각 기법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오른손으로 왼쪽 검지를 감싼 비로자나불의 수인(手印)인 지권인(智拳印)을 하고 한쪽 어깨를 드러낸 옷차림, 둥근 얼굴과 당당한 신체 표현, 신체를 감싸고 있는 옷 주름의 자연스러움 등은 9세기 석굴암 불상을 연상시킬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불상은 각각 합천 해인사의 법보전과 대적광전에 모셔져 있다가 지금은 대비로전(大毘盧殿)에 함께 봉안돼 있다.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복장유물 중수발원문(사진 왼쪽)과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복장유물 후령통(사진 오른쪽), 문화재청 제공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복장유물 중수발원문(사진 왼쪽)과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복장유물 후령통(사진 오른쪽), 문화재청 제공

불상을 조성할 때 몸 안에 넣는 유물인 복장유물 역시 한국불교사, 미술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1490년 불상을 중수하면서 넣은 복장유물은 조선 초기 왕실 발원 복장유물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아 왔다. 완벽하게 보존된 후령통(喉鈴筒, 복장을 넣은 통)을 통해 16세기 『조상경(造像經)』 간행 이전의 복장물 종류와 넣는 절차가 이미 정립되어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조상경』은 불복장(佛腹藏)에 쓰이는 물목의 종류와 색깔, 방위, 위치, 의식의 순서와 방식 등 복장 의식의 총체적인 정보를 담은 의식집이다.

해인사 목조비로자나불좌상 외 불교문화유산 6점(회화 1점, 전적 5점)이 보물로 지정됐다.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1755년(영조 31) 태전(泰巓) 스님을 비롯한 10명의 화승이 제작한 불화다. 해외로 유출된 후 60여 년이 지난 2020년 미국에서 환수된 작품이다.

보물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 문화재청 제공
보물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 문화재청 제공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강원도 지역에 소수만 남아있는 18세기 불화로서 희소성이 있다는 평가다. 조선 왕실의 원찰(願刹, 왕실의 평안과 안녕을 위해 건립한 사찰)인 신흥사에서 영산재(靈山齋) 개최를 위해 조성한 후 극락전에 봉안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학술적, 종교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화면 속 존상(尊像)들의 절제된 형태와 차분한 분위기, 중간 색조의 색감 등 품격 있는 화풍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예술적 성취가 인정된다는 게 문화재청의 판단이다.

문화재청은 “기량이 뛰어난 화승들이 전반적으로 단정하고 섬세한 인물 묘사, 정확한 좌우대칭의 배치, 수직 상승구도의 안정된 원근법으로 균형 있는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동국대 소장 자비도량참법(사진 왼쪽)과 법화현론 권3(사진 오른쪽), 문화재청 제공
동국대 소장 자비도량참법(사진 왼쪽)과 법화현론 권3(사진 오른쪽), 문화재청 제공

불교 전적(典籍, 서책이나 고문서 등) 분야에서는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詳校正本慈悲道場懺法)』 4건과 『법화현론 권3∼4』가 보물이 됐다.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류의 자료들은 고려 14세기에 조성된 목판에 찍어낸 불경으로서, 절첩(折帖, 병풍처럼 접었다 펼 수 있는 형태의 첩) 형태의 전남대 소장본을 제외하고 모두 책자 형태이다. 기존에 보물로 지정된 동종문화재와 비교할 때 인쇄 시기가 이를 뿐 아니라 해당 권차(卷次) 역시 유일해 희소성이 있으므로 불교․서지학(문헌학)적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법화현론 권3∼4』는 1102년(고려 숙종 7)에 대흥왕사(大興王寺)에서 간행한 불경을 1461년(세조 7)에 간경도감(刊經都監, 조선 시대 불경 번역 및 간행을 담당한 관청)에서 다시 간행한 것이다. 『법화현론』은 『묘법연화경』(일명 법화경)을 해석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중심 사상과 개념, 문장 등을 해설하여 총 10권으로 편집한 불경이다. 보물로 지정된 『법화현론 권3∼4』는 모든 권차의 책이 갖춰진 완질(完帙)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유일하게 알려진 법화현론 판본으로서 희소성이 있고, 보존상태도 좋아 비교적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잘 알 수 없었던 법화현론의 존재를 확인하게 되었고 법화사상 연구를 위한 원천 자료로서 의의가 있다는 게 보물 지정의 이유다.

함께 보물로 지정된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은 집모양 도기 2점, 사슴모양 뿔잔 1점, 배모양 도기 1점, 등잔모양 도기 1점 등 총 5점으로 구성된 일괄 출토품이다. 삼국시대 고분에서 이렇게 여러 점의 상형도기가 우수한 보존상태로 한 벌을 이뤄 완전하게 출토된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고고학적 의의가 큰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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