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목사님, 편집자가 반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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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목사님, 편집자가 반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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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0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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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수많은 마음 공부와 영적 수행에도
우리는 여전히 그 자리인가?

깨달음마저 만들어내는 자기중심적 수행에서 벗어나
진정한 영성의 길로 안내하는 마음 공부의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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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걈 트룽파 지음|이현주 옮김|296쪽|17,000원


책을 만들다 보면 유달리 맘에 꽂히는 책을 만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최근에 펴낸 《마음 공부에 관하여》라는 책이 그랬지요. 출간 전까지 거듭해서 원고를 읽다 보면 내용이 익숙해져서 지루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볼 때마다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저자가 살아 있다면 그의 강연을 꼭 한번 육성으로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요. ‘코드가 맞았다!’라는 말이 어울릴 듯합니다. 평소 마음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말할 순 없지만, 나름대로 귀동냥으로 주워듣고 배운 게 있는 편집자에게 이 책은 생생한 가르침을 다가왔습니다. ‘마음 공부란 이렇게 해야 하는 거구나’ 하는 분명한 이해와 확신을 갖게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이 책에 반한 사람이 편집자만은 아니었습니다. 오래전에 이 책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했고, 또 이번에 새롭게 글을 다듬어 준 이현주 목사님도 극찬을 아끼지 않으셨어요. ‘다시 봐도, 이 책 정말 좋은 책이네요’ 하고 몇 번이나 말씀하셨답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너무나도 유명한 스티브 잡스(전 애플 CEO) 또한 이 책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젊은 날 방황하던 그가 마음을 고쳐먹고(?) 새 삶을 살게 된 계기가 되어 준 책이라고 하네요. 평생을 곁에 두고 애독한 책이자 그의 남다른 통찰력의 원천이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세계적인 영성가이자, 서양 세계에 불교를 전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티베트 스님 초걈 트룽파(Chögyam Trungpa)의 강의록입니다. 1970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그는 진정한 마음 공부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미국에서 강연을 펼쳤는데요. 마음 공부하는 사람들이 저지르기 쉬운 잘못과 마음 공부에 관한 여러 가지 오해들을 낱낱이 파헤치고, 어떻게 하면 제대로 수행하고 바른 영성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일러주었습니다. 물질주의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마음 공부마저 상업화하던 당시 미국 사회에서 그의 가르침은 한 줄기 빛처럼 다가왔고, 그 후 이 책은 마음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 봐야 할 고전이 되었습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는 여전히 물질주의가 주름잡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심해졌지요. 이제는 마음 공부와 영성이 유용한 돈벌이 수단으로 쓰이기까지 하니까요. 어쩌면 그래서 이 책이 더 마음에 와닿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짜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우연히 진짜를 마주친 기쁨이었다고나 할까요. 책 만드는 사람이 그랬듯이 마음 공부를 시작하려는 사람, 마음 공부 중에 의심이 든 사람, 마음 공부를 오래 한 사람 모두에게 이 책이 그런 기쁨으로 다가가길 바랍니다. 구도의 길을 걷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진실한 길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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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본문 중에서)

마음 수련을 제대로 하는 것은 아주 미묘한 과정을 밟는 것입니다. 그냥 순진하게 뛰어드는 어떤 게 아니에요. 일그러지고 뒤틀린 자기중심적 마음 공부로 빠지게 하는 곁길이 수도 없이 많거든요. 몇 가지 수련 방법을 사용해 결국은 자기중심성을 키웠으면서도 스스로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하게끔 우리는 자기 자신을 속일 수 있습니다. 내가 ‘영적 물질주의들어가며 13[Spiritual Materialism]’라는 말로 표현코자 하는 게 바로 이 근본적인 왜곡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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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성스러운 경전의 지혜, 도형이나 도표, 수학적 계산, 비교(秘敎)의 신앙 형식, 심층심리학, 기타 다른 장치들을 사용해 자신을 합리화합니다. 가치를 평가하기 시작해 이것을 해야 한다거나 저것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할 때마다 우리는 이미 우리의 수련이나 지식을 일정 범주에 비끄러매어 이것과 저것을 맞서게 합니다. 바로 그것이 우리의 영적 조언자의 그릇된 영적 물질주의입니다. 이원적 관념을 지니고서 “나는 지금 특정 의식 상태에, 특정 존재 상태에 이르기를 원하기 때문에 이 일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할 때마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우리로부터 자신을 자동으로 분리시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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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의 체험을 가지고 일해야 합니다. 혼란에 빠졌을 때 우리가 수집한 지식으로 돌아가 거기서 무슨 확신이나 위안을 얻으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스승과 모든 가르침이 내 편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영성을 닦는 길은 그런 식으로 가는 게 아닙니다. 외롭게 홀로 가는 길입니다.

***

문제는 우리가 쉽고 아프지 않은 대답을 찾고자 한다는 데 있어요. 그러나 이런 식의 해결책은 영적인 길을 찾는 마음 공부에 걸맞지 않습니다. 일단 영적인 길에 들어선 이상, 그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길이고 우리는 그것을 각오해야 합니다. 우리는 마침내 우주 앞에 벌거숭이가 될 때까지 옷과 피부, 가슴, 머리를 모두 벗어버리고 자신을 완전히 노출시키는 고통을 감수하기로 서약한 것입니다. 아무것도 남아있으면 안 됩니다. 그것은 매우 두렵고 괴로운 일이겠지만, 피할 수 없고 피해서는 안 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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