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와 함께 읽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불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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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와 함께 읽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불교 이야기
  • 김선경
  • 승인 2019.09.0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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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택주 지음 · 권용득 그림 | 15,000원

불교,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저는 어린 시절 마당 항아리 위에 올려져있던 물 대접이요. 어머니는 집안에 근심이 생기거나 큰일을 앞두면 물 한 그릇을 떠놓고 기도를 드렸거든요. 정화수라고 하지요. 불교를 조금 알고 난 뒤에는 그게 불교와는 상관없는 우리 전래풍습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바라고 구하는 정성어린 어머니의 마음이 바로 불교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족에 국한된 소극적인 기도일지언정 어머니의 그 마음은 종종 다른 사람에게로 넘쳐흐르기도 했으니까요. 어떤 의도도 없이 스스로 느끼지 못할 만큼, 반사적으로 발현되는 순수한 마음을 기르는 것이 불교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머니의 모습은 어린 딸의 머릿속에 각인되었습니다. 모르긴 해도 저의 무의식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 겁니다. 그 에너지가 저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 스며들어 어떤 식으로든 삶으로 드러났을 테고요. 아이들은 많은 것들이 몸과 마음에 쌓입니다. 쌓이고 커지고 깊어지는 ‘성장’입니다. 불교를 알고 불교 책을 만들면서, ‘아, 이 좋은 걸 사람들이 모르다니~!’ 하면서 아쉬워한 적이 많습니다. 생각해 보면, 중학교 도덕 시간에 사성제 팔정도를 배웠던 듯합니다. 그땐 시험에 나오니까 ‘고집멸도 정견 정사유 정업……’ 하면서 달달 외울 뿐이었죠. 어떤 다정한 이가 ‘앞으로 살면서 도움이 될 거다’라며 고성제가 뭐고 집성제가 뭐고 하면서 쉽게 알아듣도록 설명해 주었더라면 좋았겠다 싶습니다.

이 책은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그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불교를 쉽고 간결하게 다듬은 ‘인문 교양서’입니다. 짧은 질문과 짧은 대답으로 구성되어 어디서나 쉽게 펼쳐 보고 읽을 수 있습니다. 화장실이든 식탁이든 두고, 오며가며 보면 좋겠다는 게 제 바람입니다. 청소년들에게 많은 좋은 말씀을 해주고, 꼬마평화도서관을 만드는 일을 하는 저자 변택주 선생님은 이 책에 남다른 애정을 기울여주셨지요. 또 한 분, 권용득 선생님도 7, 8월 한여름 더위 속에서 여러 생각을 잘 갈무리하여 그림을 완성해 주셨고요. 부디 이 책이 아이들과 불교를 알고 싶은 이들에게 ‘다정한 친구’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이 책에서 코끝이 찡했던 만화 속 대사를 소개합니다. 친구들에게서 왕따를 당해 힘들어하는 다문화 아이에게 이 책의 화자인 벼리가 해 준 말입니다.

“어두컴컴한 산속을 떠올려 봐. 달빛도 별빛도 없는 산속 말이야. 그런 산속에는 친구가 많아도 길을 잃을 수밖에 없겠지. 하지만 아무리 어두워도 씩씩하게 앞으로 가다 보면 너도 반딧불이처럼 빛이 날 거야. 그렇게 계속 가다 보면 네 빛을 좇아서 따라오는 친구가 분명 있을 거야. 부처님도 그랬대. 부지런히 자기 마음을 닦았을 뿐인데 친구가 저절로 생겼대.” (-219쪽, 권용득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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