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선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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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선문답
  • 장웅연
  • 승인 2016.01.2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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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선문답
저작·역자 장웅연, 정가 13,000원
출간일 2016-02-01 분야 수행
책정보 삶의 한복판에서 마주한 옛 선사들의 쩌렁쩌렁한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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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위로
삶의 한복판에서 마주한
옛 선사들의 쩌렁쩌렁한 외침!

순간순간 휘청이는 인생의 길목에서 다시 펼쳐든 선가(禪家)의 말들. 우리에게 익숙하거나 유명한 역대 화두 100개를 가려 뽑았다. 선 정신의 핵심을 가르는 촌철살인의 논평이 곁들여져, 선문답(禪問答)의 묘미를 흠씬 느끼게 해준다.
선문답은 상식을 벗어난 초논리의 대화로서, 삶에 대한 뛰어난 혜안과 통찰력을 반영한다. 언어적인 역설과 비약을 통해 통념의 벽을 깨트리고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한다. 하지만 고도로 응축된 선문답 일화는 비약이 심하고 논리적인 이해가 쉽지 않아, 많은 이들로부터 외면을 받기도 한다. 이에 불교계 최고의 문장가로 통하는 저자가 직관의 세계를 현실의 삶에 대입해, 살아있는 일상의 언어로 차근차근 알기 쉽게 풀어냈다.
누군가에게는 도저히 이해 못할 동문서답의 선문답이 다시금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아나, 우리의 가슴에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자신의 삶을 곤궁하게 만들었던 편견을 부수고, 비로소 세상을 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안목과 식견을 길러 준다.
저자소개 위로
지은이: 장웅연

집필노동자. 기사든 잡문이든 글 써서 먹고사는 사람이다. 1975년생. 연세대학교 철학과 졸업. 불교계 최고의 문장가로서 선(禪)을 오래 공부했다. ‘장영섭’이란 본명으로 그간 『길 위의 절』(2009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등 6권의 책을 냈다. 최근작은 『불행하라 오로지 달마처럼』. 글들이 하나같이 간결하고 섬세하며 날카롭다. 활인검(活人劍)이다.
목차 위로
1장. 아프면 아픈 대로
001 상처받지 않으려니까 상처받는 것이다
002 너의 마음이 죄라고 여길 뿐, 본래 죄는 없다
003 선(善)에도 오염되지 말라
004 생각은 무서운 것, 상대할 ‘생각’을 말자
005 생각해봐야, 자기만의 생각
006 폐하, 웃기고 앉으셨습니다
007 마음 밖에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008 더러워서 못 살겠다는 삶도, 그 더러움의 크기만큼 거룩한 것이다
009 마음은 어디에도 없지만 언제나 있다
010 모든 것은 그럴 만하니까 그런 것이다
011 상대가 하는 만큼만 하라
012 마음의 평수를 줄여라
013 착한 생각조차 허물이다
014 메말라야 풍요로운 마음
015 해박하다는 건 끝내 해박한 편견일 뿐이다
016 멍 때리는 것조차 일이다
017 잘못 들어선 길도, 길이다
018 마음을 다무는 게 먼저다
019 경쟁에서 이기는 근본적인 방법은 경쟁을 떠나는 것이다
020 바람을 잡지도 않고 바람 따라 춤추지도 않는다

2장. 흐르도록, 놓아두라
021 참새는 참새이므로 부처다
022 누군가가 제시하는 길은 사실 그에게만 평탄했을 길이다
023 아서라, 닥쳐라, 꿈 깨라
024 부처의 마음이란 아무것도 특별하게 여기지 않는 마음
025 세상만사가 마음놀음, 결국은 마음을 가지고 놀 줄 알아야 한다
026 포화 속에서도 밭일을 할 수 있다면
027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
028 빛과 그림자, 빛은 그림자
029 손잡이를 구하지 않는 삶
030 한 생각 내면 병이고, 한 생각 버리면 약이다
031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특별한 것
032 차와 술의 차이
033 남의 삶을 살려니 제대로 살지 못하는 것이다 _
034 나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위대하다
035 오직 모를 뿐이니, 오직 할 뿐
036 아무리 좋은 것도 없는 것만 못하다
037 달은 굳이 태양이 아니어도 아름답다
038 나무가 산다, 나무도 산다
039 최고의 동반자는 자기 자신
040 무심은 뚝심이다

3장. 깨달음은 붉다
041 거대한 순응
042 잃었다 한들 본래 없었던 것이다
043 이것은 이것대로 아름답고 저것은 저것대로 쓸 만하다
044 조그만 삶이 답이다
045 부처님조차 결국은 남이다
046 무위진인? 나야 이 새끼야!
047 출구가 없다고? 벽을 부수면 된다
048 수행은 단지 내려놓음이 아니라 내려놓을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049 ‘살아 있음’ 안에는 응당 마려움이 있다
050 ‘근본’은 ‘바닥’이 아니다
051 득도(得道)의 기준
052 깨달음은 누가 가질 수도 나눠가질 수도 없다
053 짚신으로 막걸리를 떠먹다
054 헛것이 헛것인 줄 아는 힘
055 절이 절이려면
056 ‘내 안의 나’와 친해지기
057 도인의 삶이란, 알면서도 속아주는 것
058 도(道)는 돈이 아니어서, 벌리지도 않고 쌓이지도 않는다
059 보살행? 위선이나 떨지 마라
060 깨달음은 붉다

4장. 어디든, 길이다
061 선량한 삶 이전에 진솔한 삶
062 길을 잃었다 해서 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063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시체를 남긴다
064 무엇이든, 삼키고 나면 똥이다
065 똥만 싸다 갈래?
066 잘나가도 삼삼 못나가도 삼삼
067 빛나는 미래는 성실한 오늘에 있다
068 부처가 되겠다고 따로 일을 벌이지 마라
069 공기는 비어 있으나 꽉 차 있다
070 숨 쉴 줄만 알아도 부처
071 입을 열면 먼지가 들어오게 마련이다
072 버티다 보면, 어느새 부처
073 아무 일도 벌이지 않는 게 정법이다
074 그대가 나이든 내가 그대이든, 거기서 거기로구나
075 새해가 되면 누구나 도둑이 된다
076 살아서의 모든 것들은, 끝내 앞서가려다 엇나간다
077 행복은 행복감에 지나지 않는다
078 산은 산이어서 물은 물이어서, 세상이 돌아간다
079 오직 나만이 나를 살 수 있다
080 누구나 물음표로 왔다가 물음표로 돌아간다

5장. 묵직한 행복
081 묵직한 행복
082 끊을 순 없겠지만 쉴 수는 있다, 멈출 순 없겠지만 헐떡이지 않을 수는 있다
083 흔들렸다고 해서 잘못한 것은 아니다
084 죽기 전까진, 어디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085 너를 괴롭히는 건 너다
086 인생은 ‘왔다가는’ 것이지 ‘사고파는’ 것이 아니다
087 똥파리들의 새마을운동
088 이도저도 아닌 삶이 결국엔 남는 장사다
089 삶은 그냥 삶일 뿐, 해석하지 마라
090 살아서의 모든 시간은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091 추우면 그 추위만큼 강해져라
092 쓰러지면 기어가고, 괴롭히면 놀아주고
093 힘들어도 생각해야 하고 아플수록 생각해야 한다
094 어떻게 살든, 끝은 같구나
095 우리들의 위대한 ‘쌀값’
096 사람은 신중하게 사귀어야
097 다르게 보면 제대로 보인다
098 일어서지 못하는 것들은 넘어질 줄도 모른다
099 어떻게 살든, 내게는 정답
100 불행해서 행복하다
상세소개 위로
너무나 무거워서 아무도 훔쳐가지 못하는
묵직한 행복!

한국불교는 선불교를 기반으로 세워졌다. 선을 이해하지 못하면 한국불교에 대한 이해 자체가 요원해진다. 그렇다면 부처님 이래로 달마 대사를 비롯한 숱한 선사들이 그토록 전하고자 한 선불교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라”는 한 마디 말로 귀결된다. 『무소유』로 유명한 법정 스님 또한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해서 살아줄 수 없다. 나는 나답게 살고 싶다.”고 고백한 바 있다.
중국의 옛 선사들인 혜능, 마조, 백장, 조주, 임제 스님 등을 이어 우리의 경허, 만공, 성철 스님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당당하고 주체적인 삶을 외쳤다. 못나고 부족하고 모자란 나란 없다. 우리 모두는 스스로 완성된 존재, 즉 본래부처임을 깊이 이해하고 확신하는 데서 자신의 참모습대로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선 본연의 정신이다.
그렇다. 선문답은 우리로 하여금 살아 있음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안겨 준다. 그 통찰을 삶에 적용시킨다면, 아무리 세상이 요동치고 갖은 어려움이 옥죄어오더라도 단단하게 버틸 수 있다. 오늘을 거뜬하게 견딜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준다. 저자가 말하는 묵직한 행복이다.
“눈 내리는 거리의 모든 뒷모습은 안아주고 싶게 생겼다. 산다는 건 이러나저러나 견디는 것이요, 견딤이 쌓이면 무심(無心)이 쌓인다. 그 행복은 너무 무거워서, 남이 훔쳐가지 못한다.” -본문 191쪽, ‘묵직한 행복’ 중에서


삶의 완성을 향한 한 걸음!

“지금 당장 자신의 참모습인 본래부처의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이 선(禪) 본연의 정신이다. 저자의 선 정신에 대한 탁월한 안목은 책 갈피갈피에서 찬연히 빛나고 있다.”
-도법 스님(조계종 화쟁위원장)

“동시대에 살고 있는 웅연 거사에 의해 또다른 ‘교외별전’으로 이어지는 화두집이 새로 나왔다. 나의 안목과 목소리로 ‘말을 붙인’ 흔치 않은 책이다.”
-원철 스님(해인사승가대학 학장)

“적어도 글쓰기에 관해선 “이제 경지에 오른 것 같다”고 말해준 적이 있다. 일반인들에겐 생소하기 마련인 조사선(祖師禪)의 핵심을 알기 쉽게 풀이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신규탁(연세대 철학과 교수)

각자 다른 위치에서 치열하게 선을 연구하거나 실천하고 있는 도법 스님, 원철 스님, 신규탁 교수가 꼼꼼히 감수했다. 짤막한 감수의 글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진가가 느껴진다. 이외에도 각각의 선문답 일화가 실린 출처와 선사들의 이력을 흥미롭게 풀어주고 있어, 종교를 떠나 선의 세계에 입문하는 이들에게 좋은 안내서 역할도 한다.
2011년 발간된 이후 불서 스테디셀러 자리를 굳건히 차지하고 있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경전 구절』과 함께 옆에 두고 읽는다면, 인생의 허기를 든든하게 채워줄 정신적인 자양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생의 삶을 완성해 가기 위해, 한 걸음 똑바로 내딛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책속으로 위로
남들의 손가락질에 초연해졌다고 해서 손가락질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슬픔은 해결될지언정 아픔은 고스란히 남는다. ‘불안’과 ‘불행’은 엄연히 다른 차원이다. 다만 그게 무슨 대수인가. 내가 저지른 죄도 아닌데. “죽겠다”는 곡소리가 곧 살아갈 힘인데. 조금만 더, 한번만 더, 견디자. -23쪽

사람은 본디 그 자체로 하나의 우주여서, 서로 완전하게 어울릴 수 없다. 자주 흔들리고 곧잘 쓰러지더라도, 믿을 것은 자신의 체력과 지혜뿐이다. 답답한가? 섭섭한가? 당신은 그저 당신의 삶을 살면 된다. -61쪽

누군가가 제시하는 길은 사실 그에게만 검증된 길이고 그 사람만이 재미를 봤던 길이다. 자신에게도 탄탄대로일 줄 알고 함부로 따라갔다가는 벼랑을 만나기 십상이다. 참고는 하되 의지해서는 안 된다. 불신보다 위험한 것이 맹신이다. -67쪽

역대 조사(祖師)들은 주어진 환경과 조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들이었다. 삶의 내용을 따지지 않았고 삶의 방식에 구애받지 않았다. 소음과 멸시를 묵묵히 들어줬고 누가 때리면 더 맞아줬다. ‘언제 어디에 있어도 나는 부처’라는 자존감으로 똘똘 뭉쳤던 덕분이다. -73쪽

‘저렇게 살지는 말아야겠다’는 적개심이 ‘저렇게 살 수도 있겠구나’라는 동정심으로 변화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수행이란 원수의 이름을 하나씩 지워가는 일이다. 적들이 더 이상 자신의 삶에 생채기를 낼 수 없도록 말랑말랑한 것으로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그리하여 ‘한 생각 내면 병이고, 한 생각 버리면 약’이라는 초연의 극치에 도달하는 것. 아무런 가식과 치장 없이 그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할 수 있다면, 거리낄 것도 거슬릴 것도 없어진다. -78쪽

결국 오직 모를 뿐이니, 오직 할 뿐. 수처작주(隨處作主). 사랑에 상처받지 않을 원천적인 방법은, 내가 사랑하는 것이다. 입처개진(入處皆眞). 진실도 내 마음이 봐줘야만 비로소 진실이다. 아무렇게나 있어도, 나는 정녕 살아도 되는 짐승이었구나! -89쪽

점심 먹고 나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인 공원에서 혼자 담배를 피운다. 아름드리나무는 아름답기에 앞서 불쌍하다. 도망갈 발이 없고 변명할 입이 없다. 저렇게도 사는데 못 살 것 뭐 있나, 싶기도 하다. -94쪽

목숨은 하나뿐이다. 그 쥐꼬리만 한 걸 남과 나누겠다고? 사랑과 우정 혹은 국가와 민족을 들먹이며, 벼룩의 간을 빼먹겠다는 치들과 상대하지 말라. 주변에 사람이 없다고? 거리에도 TV에도 사람은 바글바글하다. 무엇보다 그대에겐 그대가 있다. 인맥관리 한답시고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정작 그대를 만나본 적은 몇 번이나 있는지. -112쪽

거울에 비친 나는 내가 아니다. 나를 빙자한 껍데기이며 나를 사칭하고 다니는 욕심이다. 나를 억누르는 한계인 동시에 나처럼 보이는 그림자다. 결국 그게 나여선, 희망이 없다. 마찬가지로 깨달음은 그 ‘깨달음’이란 걸 부숴버린 자리에서 싹튼다. 그리고 산산이 조각난 깨달음을 지르밟으며 걷는 길에서 오래 머문다. 깨달음은, 붉다. -143쪽

길을 잃었다 해서 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길을 잘못 들었다 해서 잘못한 것은 아니다. 어느 길에나 그만의 둔덕이 있고 쉼터가 있다. 지식과 기술은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인생은 배울 수 없다. 교훈은 한 순간의 사탕발림이요 책 속의 인생은 책일 뿐이다. 오직 후회 속에서 알게 되고 절망 속에서 깨닫게 되는 것이다. 몇 번쯤은 인생이 부서져봐야, 그 잔해에서 진짜 인생을 건질 수 있다. -150쪽

말이 많은 사회는 탈도 많은 사회다. 사람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목소리를 높이고, 마음에 구린 것이 있을 때 중언부언한다. 말은 해야 맛이라지만, 지나치면 맛이 가는 법이다. 꿈은 삶을 빛나게 해주지만, 그 빛에 눈이 멀 수도 있다. 가장 보잘 것 없으나 가장 소중한 음식은 맹물이다. 공기는 비어 있으나 꽉 차 있다. -163쪽

자기가 살아 있다는 것은 이 세상 그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절대적인 사실이다. 세상은 결코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세상을 중심으로 돌아갈 의무는 없다. 오직 나만이 나를 살 수 있다. -184쪽

눈 내리는 거리의 모든 뒷모습은 안아주고 싶게 생겼다. 산다는 건 이러나저러나 견디는 것이요, 견딤이 쌓이면 무심(無心)이 쌓인다. 그 행복은 너무 무거워서, 남이 훔쳐가지 못한다. -191쪽

존재는 절대적으로 고독하다. 아프고 아쉽지만, 누구나 천상천하유아독존이다. 다만 독존(獨存)이란 실존을 흔연히 받아들일 때 비로소 독존(獨尊)을 꿈꿀 수 있는 것이다. 평소에 혼자서도 잘 놀 줄 알아야, 혼자 버려졌을 때에도 잘 놀 수 있다. 불쑥 찾아온다고, 저승사자를 원망할 일이 아니다. 살아서의 모든 시간은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208쪽

화두일념(話頭一念). 오로지 화두만으로 머릿속을 꽉 채우는 일이 참선의 뼈대다. 화두를 실마리로 깨달음에 이르겠다는 간화선(看話禪)은, 생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끝까지 밀고 올라가는 것이다. 더는 생각할 필요가 없는, 더는 대가리를 굴리지 않아도 되는 자유에 도달할 때까지. -215쪽

중도(中道)란 균형의 길이다. 이것에도 저것에도 현혹되지 않는 길이며, 한 쪽으로 치우친 생각과 거리를 두는 길이다. 인간의 죄악은 대부분 마음의 쏠림에서 비롯된다. 싫음에 싫음을 더하면 살인이 되고 믿음에 믿음을 더하면 맹신이 된다. 한 생각 쉴 줄 알고 한 욕심 접을 줄 알면, 이 세상 어디나 살 만한 곳이다. -223쪽

모든 그럴싸한 것들과 결별한 지금은, 퇴옹(退翁)이 되어 뉘엿뉘엿 무너지는 시간. 난청(難聽)이 외려 즐거운 자의 달팽이관엔 아마도 달팽이가 들어 있을 것이다. 일어날 일이 없어서 넘어질 일도 없는 미물. 미물(微物)이어서 미물(美物). 그러니 어서 오라. 나이보다 빨리 오라. 내 인생의 이순(耳順). -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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